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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다음주 美 국무부 고위급 방한…"쿠팡·원자력 협정 등 논의할 듯"

중앙일보

2026.03.05 12:00 2026.03.05 1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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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8월 25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마이클 디솜브레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 등 미국 국무부 고위급 인사들이 다음 주 방한할 예정인 것으로 5일 파악됐다. 한·미 정상 간 합의물인 조인트 팩트시트(공동설명자료) 후속 조치를 협의하기 위한 목적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관세 인상 배경으로 지목한 대미투자특별법의 국회 처리 상황 등도 점검할 것으로 관측된다.


5일 복수의 여권 소식통에 따르면 디솜브레 차관보는 다음주 한국을 찾아 정부 고위급 인사들과 동맹 현안을 두루 논의할 전망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아시아통으로 꼽히는 그의 방한은 임명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달 23일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의 최측근인 마이클 니드햄 국무부 고문이 방한해 조현 외교부 장관 등과 면담하고 사전 조율을 거친 지 2주 만에 실무 책임자가 직접 방문해 구체적 논의를 진행하는 것이다.

동아태 차관보는 한·미 동맹과 관련한 다양한 사안을 총괄하는 직위다. 북핵 문제 등도 여기 포함 된다.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 태국 대사를 지낸 그는 직업 외교관은 아니다. 월스트리트 대형 로펌인 ‘설리번 앤 크롬웰’ 소속으로 20년 넘게 아시아 지역의 M&A(인수합병)와 투자를 총괄해 온 기업·통상 변호사 출신이다.

이번 방한에선 조인트 팩트 시트에 명시된 ‘미국 빅 테크 기업 차별 금지’ 내용과 관련해 미국 측 입장을 재차 전달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최근 미 연방대법원의 상호관세 무효 판결 이후 트럼프 행정부가 무역법 301조를 앞세워 통상 압박을 한층 심화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무역법 301조는 교역 상대국의 차별적 규제나 불공정 무역 관행이 자국 상거래에 지장을 준다고 판단될 경우 미 무역대표부(USTR) 조사를 거쳐 수입품에 대한 보복 관세 부과 등 광범위한 제재를 가할 수 있도록 규정, 강력한 통상 무기로 꼽힌다.

실제로 쿠팡의 미 현지 투자사들은 지난달 22일 한국 정부의 규제가 징벌적이라며 USTR에 301조 조사를 청원했다. 지난달 23일 미 하원 법사위가 쿠팡 관련 비공개 조사(deposition)를 진행한 데 이어, USTR이 다음 달 초 조사 개시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한국 정부는 부인하지만, 쿠팡 사태가 한·미 플랫폼 규제 갈등의 최전선이 된 셈이다.

해롤드 로저스 쿠팡 한국 임시대표가 6일 국회 '쿠팡 사태 연석 청문회'에서 허위 증언을 한 혐의(국회증언감정법상 위증) 관련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마포구 서울경찰청 반부패수사대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디솜브레 차관보의 방한이 국회의 대미투자특별법 처리 시기와 맞물린 점도 주목된다. 앞서 트럼프는 지난 1월 26일 한국의 대미투자특별법 처리 지연 등을 이유로 자동차 등 품목 관세 재인상 방침을 밝혔다. 그러자 여야는 뒤늦게 입법 속도전에 나섰다. 9일 대미투자특위 전체회의를 거쳐 12일 본회의에서 법안을 처리하기로 합의했다.

이와 관련,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지난 4일 국회에서 대미투자법 처리를 촉구하며 “미국이 9일까지 (대미투자법 국회 통과가) 되는지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방한단도 한국 정부를 상대로 대미투자법 처리 과정과 향후 투자 이행 속도 등을 구체적으로 확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안보 분야 후속 협상인 한·미 원자력 협정 문제도 함께 논의될 전망이다. 당초 정부는 아이번 캐너패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동아시아 담당 수석국장을 대표로 하는 안보 협상팀의 방한을 2월 말 또는 3월 초로 예상했으나, 이란 전쟁 발발 등 변수로 무기한 미뤄진 상황이다. 통상 갈등 여파도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안보팀이 당장 오지는 못하지만 한·미 간 소통을 끊이지 않게 이어간다는 차원”이라며 “한국의 원자력 권한 확대 등 팩트시트 이행과 관련한 동력을 잃지 않으려는 의지를 갖고 고위급 면담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윤지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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