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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메네이 제거한 美…"북한에 충분한 신호줬다"

중앙일보

2026.03.05 12:00 2026.03.05 1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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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동맹을 위협하거나 우리의 결심을 시험하려는 자들에게 말한다. 우리가 당신들에게 갈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하라. 우리는 전투를 지속하면서도 또 다른 전투를 치를 수 있고, 결국 승리한다.”

지난 2일(현지시간) 펜타곤에서 열린 대이란 공습 작전 관련 기자회견에서 댄 케인 합동참모본부 의장은 모두발언 말미에 돌연 회견의 청자를 기자단이 아닌 ‘불특정 적들’로 전환했다. 그는 비장한 어조로 “미 중부사령부 전역에서 주요 전투 작전을 계속하는 동시에 미국은 전 세계 어디서 일어나는 비상 상황에도 대응할 수 있다”며 이처럼 말했다. 이란에 대한 승전 의지를 과시하며 안보 공백은 없다고 강조한 건 북한·중국·러시아 등 반미 연대국에 ‘섣불리 준동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실제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하메네이 제거 및 핵시설 타격이란 초유의 군사작전이 진행되는 가운데 미 수뇌부에서는 북한을 겨냥한 우회적 경고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대량살상무기(WMD) 개발에 있어 이란의 쌍둥이 같은 존재인 북한에 대해 핵무기와 관련한 오판은 금물이라는 점을 명확히 하고 있는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4일 기자회견에서 “미친 사람들이 핵무기를 가지면 나쁜 일들이 일어난다”고 말했다. 이란의 차기 최고지도자 선출을 염두에 둔 발언이지만, ‘불법 핵 개발국’인 김정은 정권을 동시에 겨눴다는 말이 나왔다.

피트 헤그세스 전쟁부 장관 역시 같은 날 브리핑에서 ‘이란과 핵 개발에서 협력하는 북한은 이란을 보호하겠다고 선언했다’는 취재진의 지적에 “우리는 이란의 핵 야망을 처리할 예정이며, 그 과정에서 충분한 신호를 보내게 될 것”이라고 답했다. 이란 타격 작전 자체가 미국을 핵으로 위협하지 말라는 간접적 대북 경고란 점을 분명히 한 셈이다.

트럼프의 새로운 국방 전략 설계자로 꼽히는 엘브리지 콜비 국방부 정책차관도 전날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선 북한과 러시아를 미국의 “분명하고 주요한 실존적 위협”으로 규정했다. 최근 워싱턴 조야에 북핵 위협을 경시하는 기류가 형성되고 있다는 우려에 명확히 선을 그은 것이다.

미국이 이란이 시간끌기용 협상을 하며 뒤에선 핵 개발을 계속했다는 이유로 공습을 감행한 마당에 북한에만 관대한 잣대를 적용할 것으로 기대하는 건 힘들어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북한 역시 이란 사태와 관련한 추이를 주시하는 분위기다. 미국의 이란 공격 직후인 지난 1일 외무성 담화 형식으로 “침략 행위”라고 비판한 뒤 직접적 반응은 자제한 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이란 사태 이후 첫 군사 행보에 나섰다. 국제적 분쟁 발생 시 은둔했던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달리 김정은은 취역을 앞둔 5000t급 신형 구축함인 ‘최현호’에 올랐다.

노동신문은 5일 김정은이 3일과 4일 이틀에 걸쳐 최현호를 방문해 “함선 구분대의 전투정치 훈련 실태와 취역을 앞두고 진행 중인 함의 작전 수행 능력 평가시험 공정을 요해(점검)”했다고 보도했다. 김정은은 “해군의 핵무장화는 만족스럽게 수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우리는 이(최현호)와 같은 또는 이 이상급의 수상함을 새로운 5개년 계획 기간에 매해 2척씩 건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파병을 통해 재래식 육상 전력 현대화, 드론 개발 등에서 성과를 보이고 있지만 해군력은 여전히 취약하다는 점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김정은은 4일 최현호에서 실시된 함대지 전략순항미사일 시험발사를 참관했는데, 김정은이 핵무장화를 강조한 것으로 미뤄 이는 북한이 전술 핵탄두라고 주장하는 ‘화산-31’을 탑재할 수 있는 화살 계열 순항미사일일 가능성이 있다. 저고도 활공 비행 특성 때문에 기존 요격체계로 대응하기 어려운 함대지 순항미사일을 의도적으로 노출시켜 해상에서 핵으로 ‘반격’할 수 있는 능력을 과시한 셈이다.





정영교.윤지원.심석용([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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