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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5극 3특' 밑그림 그린 '친노' 김경수…돌고 돌아 경남 재도전

중앙일보

2026.03.05 12:00 2026.03.05 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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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공천 심사 결과 발표에서 정청래 대표가 경남지사 후보로 단수 공천된 김경수 지방시대위원장과 포옹하고 있다. 뉴스1

김경수 전 대통령 직속 지방시대위원회 위원장이 8년 만에 다시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경남지사에 도전한다. 민주당은 5일 김 전 위원장을 경남지사 후보로 단수 공천했다. 지난달 우상호 전 청와대 정무수석을 강원지사 후보로, 전날 박찬대 의원을 인천시장 후보로 단수 공천한 데 이어 세 번째 광역단체장 단수 공천이다.

이날 공천 심사 발표 현장에 참석한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김 후보가 2018년 도지사로 당선돼 성공적으로 도정을 이끈 경험이 있다”며 “경남 경제 발전과 미래 산업 육성을 이끌 최상의 필승 카드”라고 말했다. 이어 “고 노무현 대통령을 보좌했던 참여정부의 마지막 비서관으로, 누구보다 ‘노짱’의 정신을 잘 알고 있다”며 “동지로서 당선을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했다. 김 전 위원장은 “경남을 다시 일으켜 세우라는 당원 동지와 경남도민의 뜻이 담긴 결정이라고 생각한다”고 화답했다.

김 전 위원장은 지난 2018년 지방선거에서 문재인 정부의 ‘황태자’로 불리며 당시 김태호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후보를 꺾고 만 50세의 나이로 경남 최초 민주당 소속 도지사에 당선됐다. 앞서 경남지사를 지낸 김두관 전 민주당 의원은 무소속 야권 단일 후보 자격이었다. 김 전 위원장의 당선에 “경남이 디비졌다”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가 2022년 12월 28일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창원교도소에서 특별사면으로 출소하며 심경을 밝히고 있다. 뉴스1

하지만 승리의 여운이 오래가지 않았다. 김 전 위원장은 이후 8년 가까이 평탄지 않은 정치 경로를 걸어왔다. 당선 직후 ‘드루킹 댓글 조작 특검’에 휘말린 것이 시작이었다. 2019년 1월 1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고, 2021년 7월 대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되면서 지사직을 상실했다. 경남지사는 결국 국민의힘 소속인 박완수 지사에게 넘어갔다. 그래서 김 전 위원장은 5일 공천 발표 뒤 기자들과 만나 “어떤 이유로든 끝까지 지사직을 완수하지 못한 것은 대단히 죄송스럽고 송구하다”며 “경남 발전에 헌신하는 것이 도민에게 진 마음의 빚을 갚는 일”이라고 했다.

공교롭게도 대법원 판결 이후 피선거권이 5년간 박탈됐던 김 전 위원장을 감형(2022년)하고 복권(2024년)해준 인물은 문재인 전 대통령이 아닌 윤석열 전 대통령이었다. 김 전 위원장은 복권 뒤 지난해 민주당 대선 경선에 출마했고, 당시 경쟁자였던 이 대통령을 향해 비명횡사 공천 등을 비판하며 친문 진영을 대표해 각을 세우기도 했다.

하지만 경선에 패배한 뒤 김 전 위원장은 민주당 선대위 총괄 선대위원장을 맡아 부·울·경 유세를 이끌었다. 이 과정에서 김 전 위원장의 ‘5대 메가시티’ 지방 분권 공약은 이 대통령의 ‘5극 3특’ 국가 균형성장 대선 공약으로 흡수됐다. 5극 3특은 현재 당정이 추진 중인 행정통합의 토대가 되는 구상이다. 이재명 정부 초대 지방시대위원장(장관급)을 맡아 9개월간 활동한 김 전 위원장은 이날 후보 공천을 앞두고 사의를 표했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김경수 경남지사 공천을 비판하는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국민의힘 지지율이 10%대로 추락하며 지방선거에서 여당의 압승을 점치는 관측도 나오지만, 김 전 위원장이 마주한 현실은 녹록지 않다. 지난 1월 28일 경남일보가 리얼미터에 의뢰해 발표한 여론조사(1월 24~25일 자동응답 ARS 방식 조사·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 따르면 현직인 국민의힘 박완수 지사가 43.3%, 김 전 위원장이 41.1%로 오차범위 내 접전세였다.

국민의힘은 이날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송언석 원내대표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범죄자 주권 정부를 넘어 범죄자 지방자치 시대를 열겠다는 선언”이라며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 유죄 확정으로 지사직을 상실한 배신자를 전략 공천하는 건 경남도민을 너무 우습게 본 처사”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경남 중진 의원은 통화에서 “2018년과 비교하면 김 전 위원장의 신선도가 떨어졌고 댓글 조작 사건으로 유죄 판결을 받은 것도 큰 약점”이라며 “서울시장이나 경기지사에 비해 경남지사 선거는 충분히 해볼 만하다”고 했다.



오소영.박태인([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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