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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ICE 총에 숨진 시민 '테러리스트' 몰았던 국토장관 경질

중앙일보

2026.03.05 12:23 2026.03.05 1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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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크리스티 놈 국토안보부(DHS) 장관을 경질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 들어 현직 장관을 경질한 것을 이번이 처음이다.

크리스티 놈 미 국토안보부 장관이 지난 1월 24일 워싱턴 연방재난관리청에서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이민당국 요원의 총에 맞아 숨진 미국 시민을 테러리스트로 규정하는 내용의 발언을 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그를 사실상 경질했다. 로이터=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SNS)에 “크리스티 놈은 훌륭히 일해왔고 수많은 놀라운 성과(특히 국경에서!)를 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놈 장관은)플로리다 도랄에서 토요일에 우리가 발표할 서반구의 새로운 안보 구상인 ‘아메리카의 방패’ 특사로 이동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놈 장관에 대한 인사는 사실상의 경질로 평가된다. 특히 이란에 대한 대규모 군사공격 작전을 진행하면서 이란의 기습 테러 가능성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미국 본토 안보를 책임지는 장관을 경질한 것 자체가 경질의 의미란 해석이 강하다. 현지에선 놈 장관의 경질에 대해 이민단속에 대한 전국적 반발과 개인적 논란 등이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감당할 수준을 넘어섰다고 판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놈 장관은 지난 1월 미네소타주에서 DHS 산하 이민세관단속국(ICE) 소속 요원들이 쏜 총에 미국 시민 2명이 사망한 사건 당시 시민들을 ‘국내 테러리스트’로 규정하면서 이민정책에 대한 전국적 반발을 확산시킨 원인을 제공했다. 또 정부 셧다운 기간 중 2450억원을 들여 DHS의 호화 전용기 2대를 구매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놈 장관은 장관 임명 전에도 여러 차례 사치성 지출로 논란을 일으켜왔다. 그는 해안경비대 사령관을 위해 마련된 해변 관사에 임대료를 내지 않고 거주해 비판받자 관련 보도가 나온 뒤 수만 달러의 사용 경비를 정부에 상환했고, 사우스다코타 주지사 재직 시절인 2021년엔 세금 6만8000달러를 들여 관사를 재단장하면서 고가의 러그, 샹들리에, 사우나를 설치해 논란이 됐다.
지난해 3월 26일 엘살바도르 테콜루카에 위치한 테러범 수용 센터를 방문한 크리스티 놈 국토안보부 장관이 수감자들을 배경으로 연설을 하고 있다. 해당 장면은 수용자 인권 문제 등 논란을 일으켰다. 트럼프 대통령은 놈 장관은 5일(현지시간) 경질했다. AP=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놈 장관의 후임으로 마크웨인 멀린 연방 상원의원(공화·오클라호마)을 이달 31일자로 지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멀린 의원에 대해 “하원에서 10년, 상원에서 3년 동안 봉직하며 훌륭한 오클라호마 주민들을 대표하는 엄청난 일을 해냈다”며 “그곳은 내가 2016년, 2020년, 2024년에 (대선에서) 77개 카운티를 모두 승리한 곳”이라고 강조했다. 또 그는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전사이자 전직 무패의 프로 MMA 파이터”라며 “우리의 미국 우선 의제를 발전시키는 데 필요한 지혜와 용기를 갖췄다”고 평가했다.
지난달 6일, 미국 미네소타주 세인트폴에서 시위대가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의 강압적 이민 단속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그는 상원에서 유일한 아메리카 원주민으로서 우리의 놀라운 부족 공동체를 위한 훌륭한 옹호자”라며 “그가 우리의 국경을 안전하게 지키고, 이주민 범죄자와 살인범, 기타 범죄자들이 우리 나라에 불법적으로 들어오는 것을 막고, 불법 마약의 재앙을 종식해 미국을 다시 안전하게 만들기 위해 지칠 줄 모르고 일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태화([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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