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 최고 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사후 차기 지도자 선정에 자신이 직접 관여할 필요성이 있으며 후계자로 유력한 하메네이의 차남 모즈타바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5일(현지시간) 미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해당 매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나는 베네수엘라에서 델시 로드리게스의 경우처럼 (이란의 후임 최고 지도자) 임명에 관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 3일 베네수엘라의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권좌에서 축출했고, 부통령으로 있다 임시 대통령이 된 델시 로드리게스를 베네수엘라 과도 정부를 이끌 인물로 사실상 승인했다. 로드리게스 임시 대통령은 미국의 석유산업 관여를 허용하고 자국 내 정치범을 석방하는 등 트럼프 행정부에 유화적인 태도를 보여 왔다.
━
“하메네이 계승시 美 5년 내 다시 전쟁”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미ㆍ이스라엘 공습으로 사망한 하메네이 후계자로 그의 차남 모즈타바가 유력하게 거론되는 것과 관련해서는 “그들은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 하메네이의 아들은 무게감이 없다”고 했다. 이어 하메네이의 정책을 계속 이어갈 사람을 이란의 새 지도자로 세울 경우 미국은 “5년 안에” 다시 이란과 전쟁을 벌이는 상황으로 내몰릴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하메네이의 아들은 내가 받아들일 수 없는 인물”이라고 재차 강조한 뒤 “우리는 이란에 화합과 평화를 가져올 인물을 원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로이터 통신 및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와의 인터뷰에서도 미국이 이란의 차기 지도자 선출에 관여해야 하며 이란의 전후(戰後) 정권 구도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할 거라고 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차기 지도자로 하메네이의 아들이 될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며 “우리는 이란과 함께 (차기 지도자가 될) 그 인물을 선택해야 한다. 우리가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델시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임시 대통령을 두고 “훌륭한 일을 해냈다”며 이른바 ‘베네수엘라 모델’을 거듭 예찬했다.
폴리티코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아버지(사망한 하메네이)가 아들(차남 모즈타바)에게 권력을 물려주지 않은 이유는 그가 무능하다고 평가받기 때문”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이란 국민, 정권과 함께 핵무기 없이도 이란을 훌륭하게 건설할 수 있는 인물이 그 자리에 오를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
“美, 이란 차기 정권에 큰 영향 미칠 것”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차기 정권에 미국이 어느 정도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느냐”는 물음에는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그렇지 낳으면 그들은 어떤 합의도 이루지 못할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다시 이런 일을 반복할 필요가 없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이란의 차기 리더십과 관련해 “지도자가 되고 싶어 하는 듯 보이는 모든 사람은 결국 죽음을 맞는다”고 했었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 발언을 종합하면, 모즈타바가 집권해 기존 반미 노선을 계승할 경우 ‘참수작전’을 반복할 수 있음을 경고하면서 베네수엘라 모델처럼 이란 내 친미 정권 수립에 적극 관여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분석된다.
━
쿠르드 전력 지원 질문엔 “말할 수 없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쿠르드족을 향해 대(對)이란 공세에 나설 것을 독려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로이터 인터뷰에서 “그들이 그렇게 하려 한다는 것은 훌륭한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나는 전적으로 찬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쿠르드족에 공중 전력 지원 등을 제공할지에 대한 물음에는 “말할 수 없다”면서 “쿠르드족의 목표는 승리일 것”이라고 말했다. 로이터는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이란 쿠르드 민병대가 최근 이란 서부 지역에서 이란군을 공격할지 여부와 공격 방법에 대해 미국과 협의해 왔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로이터 인터뷰에서 이번 군사작전 이후 치솟는 유가와 관련해서는 “전혀 걱정하지 않는다”며 “이 일이 끝나면 가격은 급격히 떨어질 것이다. 가격이 오를 수 있지만, 이 일은 기름값이 조금 오르는 것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지난달 28일 미국의 ‘장대한 분노 작전’ 개시 이후 글로벌 원유 가격은 16% 급등했다. 미국여행협회(AAA)에 따르면,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지난주 대비 갤런당 27센트 오른 3.25달러를 기록했다. 현재 전국 평균치는 1년 전보다 15센트 높은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