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 2023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회에서 한국은 일본에게 4-13으로 참패를 당했다. 당시 콜드게임 위기까지 몰렸고, 콜드게임 패배를 당하지 않은 것을 위안으로 삼아야 했다. 그만큼 당시 한국은 일본 앞에서 굴욕적으로 무릎을 꿇었다. 이정후(28)는 당시 얼굴에 분노를 감추지 못했고, 믹스트존 인터뷰도 생략한 채 돌아갔다.
3년 만에 이정후는 WBC 무대에서 일본을 만난다. 설욕의 기회가 다시 왔다. 당시에는 막내급 선수였지만 이제는 주장으로서 한일전을 치를 준비를 마쳤다.
일단 3년 전과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3년 전에는 첫 경기에서 호주에 충격의 패배를 당한 뒤 곧바로 한일전을 치러야 했다. 하지만 이번 WBC는 5일 체코전을 11-4로 크게 승리한 뒤 하루를 쉬고 한일전을 치른다. 여러모로 분위기가 좋은 상황에서 한일전을 치르게 된다.5일 체코전 1회부터 문보경의 그랜드슬램으로 분위기를 휘어 잡았고 셰이 위트컴의 연타석 홈런, 자마이 존스의 쐐기포 등 홈런 4방으로 체코를 두들겼다. 정우주가 3점 홈런을 허용하긴 했지만 이 역시도 희석될 수 있는 대승이었다. 이정후도 4타수 2안타 1득점 1볼넷 등 3출루 경기를 펼치며 첫 경기를 기분 좋게 마쳤다.
5일 체코전이 끝나고 이정후는 믹스트존에서 “1회 (문)보경이가 중요할 때 잘 쳐줘서 경기가 잘 풀린 것 같다. 너무 기분이 좋았고 기분 좋게 시작했다”라면서 “오늘 MVP 역시 문보경이라고 생각한다. 선취점이 언제, 어느 타이밍에 나오는지가 중요한데 1회부터 만루홈런을 쳤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모든 선수들이 부담을 안 가진다고는 했지만 그래도 선취점에 따라서 경기가 어떻게 될 지 몰랐기에 1회부터 쳐준 보경이가 MVP인 것 같다”고 말했다.
[OSEN=도쿄(일본), 손용호 기자] 5일 일본 도쿄돔에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조별리그 C조 한국과 체코의 경기가열렸다.한국은 소형준, 체코는 다니엘 파디샥을 선발투수로 내세웠다.2006년 4강, 2009년 준우승을 차지한 경험이 있는 한국은 이후 3개 대회(2013년, 2017년, 2023년)에서 모두 8강 토너먼트 진출에 실패했다. 이번 대회에서는 17년 만에 본선 토너먼트 진출을 노린다.4회초 1사 2루에서 한국 이정후가 체코 무지크의 안타 때 송구하며 넘어지고 있다. 2026.03.05/[email protected]
그러나 이정후 본인은 아찔한 순간이 있었다. 이정후는 4회말 1사 2루 상황에서 나온 중전안타 때 앞으로 대시를 했고 송구하는 과정에서 왼발을 삐끗했다. 발목이 꺾이면서 이정후는 쓰러졌다. 이후 한참 동안 발목을 돌리며 상태를 확인했다. 경기를 끝까지 소화했지만 발목 상태가 걱정될 수밖에 없는 순간.
이정후는 “도쿄돔 잔디가 새 잔디다 보니까 좀 길고 많이 살아있는 상태다. 송구를 할 때 던지려고 넘어올 왼발이 잔디에 박혀서 많이 꺾였다”며 “일단 경기는 할 수 있는 상태였고 부었기 때문에 휴식일에 치료를 잘 받으면 괜찮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걱정했는데 다행이다”고 한숨을 돌렸다.
한일전 설욕을 위해 이정후가 다시 앞장서야 한다. 그 누구보다 한일전 분위기를 잘 아는 만큼 주장으로서 당부의 말도 잊지 않았다. 그는 선수단 전체가 체코전 활기찼던 것을 생각하면서 “오늘 처럼만 했으면 좋겠다. 한일전 분위기가 많이 달라지겠지만 우리가 위축되지 말고, 주눅들지 말고 딱 오늘처럼만 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참사의 주역이었다”라는 오명을 벗어내고 싶은 이정후다. 그렇기에 이정후의 존재는 한일전에 반드시 필요했다. 이미 대회 전부터 김하성 문동주 원태인 등 부상 선수들이 줄줄이 나오면서 걱정이 컸다. 이정후까지 부상을 당했으면 또 아찔할 뻔 했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