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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성장률 목표 35년만 최저…40년 성장모델 한계 드러나

중앙일보

2026.03.05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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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중국 최고 입법기관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연례회의가 개막한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리창 총리가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4.5~5%로 제시했다. 연합뉴스
중국 정부가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사실상 역대 최저 수준으로 하향 조정했다. 경기 둔화 속 국제 정세 등 대외 변수를 고려한 전략이란 해석과 함께, 지난 40년간 중국의 고속 성장을 견인해 온 저가 공세형 수출 모델의 구조적 한계에 다다른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5일 열린 제14기 양회(전국정치협상회의·전국인민대표대회) 4차 회의 개막식에서 리창(李强) 국무원 총리는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목표를 4.5~5%로 발표했다.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여겨진 ‘5% 안팎’ 선이 깨진 것이다. 이는 코로나19 확산으로 목표 설정을 생략했던 2020년을 제외하면 1991년 천안문 사태 직후(4.5%)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4%대 성장’ 사실상 공식화…표면적으론 ‘질적 성장 전환’

김영옥 기자
중국이 목표 성장률을 낮춘 표면적인 이유는 질적 성장으로의 전환이다. 부동산 경기 침체, 소비 위축 등 경제 성장이 둔화한 가운데 내수를 활성화하고 경제 구조를 재편해 내실을 다지겠다는 취지다. 리 총리는 “내수를 계속 확대하고 공급을 최적화할 것”이라며 “효과적인 거시 정책을 실시해 실제론 더 나은 결과를 내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지난해 하반기부터 경제 실적 부진으로 성장률 목표가 예년보다 낮은 구간으로 제시될 가능성이 제시됐다. 지난해 1분기(5.4%)와 2분기(5.2%)엔 5%를 상회했지만, 3분기(4.8%)와 4분기(4.5%)엔 하락세였다. 지난 1~2월 전국 31개 성·시 양회에서 발표된 지방 정부업무보고에도 21곳이 올해 성장률 목표치를 낮췄다.

재정 확장 기조를 유지하기로 한 것 역시 비슷한 맥락이다. 재정 적자율은 지난해에 이어 GDP 대비 약 4% 수준이지만, 금액은 2300억 위안 증가한 5조8900억 위안(약 1251조원)에 달한다. 내수 촉진 특별기금도 1000억 위안(약 21조3000억원) 규모로 편성해 기업의 자금조달 비용을 낮추고 소비를 촉진하기로 했다.



“수출만으론 더는 안 된다는 한계 인식…경제 구조 전환점”

지난해 중국 무역흑자는 전년 대비 20% 늘어 약 1조2000억 달러(약 1759조원)로 사상 최대 수준을 기록했지만 내수 시장은 침체의 늪을 벗어나지 못했다. AFP=연합뉴스

하지만 이면엔 중국 경제 성장 모델이 한계에 달했단 점을 정부가 인정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속도·규모를 앞세워 제조업·수출에 크게 의존했던 전 세계 공장 역할에서 벗어나 생산·소비 균형 등 새로운 경제 구조로 전환하겠단 취지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 40년 동안 중국의 급속 성장을 주도한 모델에 제약이 생겼다는 걸 묵시적으로 인정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성장률의 약 5% 중 수출 기여 비중은 3분의 1에 달해 지난 1997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무역흑자도 전년 대비 20% 늘어 약 1조2000억 달러(약 1759조원)로 사상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하지만 내수 경기는 침체의 늪을 벗어나지 못하며 경기 하방 압력은 갈수록 커졌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제조업과 수출에 의존하는 경제 구조를 내수 중심으로 바꾸지 않으면 더는 성장이 어렵다는 판단을 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차준홍 기자

여기에 미국과의 기술·무역전쟁 등 글로벌 패권 경쟁도 심해지며 대외 압박도 커진 상태다. 이날 리 총리도 “일방주의와 보호무역주의 격화로 대외 무역 압박이 상당하다”며 "생산·수출에 편중된 구조적 모순, 청년 취업 문제, 부동산 시장과 지역 부채 문제 등에 직면했다”고 토로했다. 중국 정부로선 목표를 보수적으로 잡음으로써 경기부양에 대한 부담을 덜어야 했을 거란 해석이 나온 이유다. 중국 정부는 소비 보조금 정책인 이구환신(以舊換新) 규모도 지난해보다 17% 가까이 줄여 2500억위안(약 53조2000억원)으로 편성했다. 린 송 아이엔지(ING) 중국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정부가 특정 성장 목표를 쫓기 위해 무모하게 지출하지 않을 것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정근영 디자이너

중국이 수출 주도형 모델 의존도를 낮추면 세계 경제·산업계에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한국처럼 중국에 반제품·부품을 공급하는 나라들이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 기업들이 생존을 위해 자국산 부품 채택을 늘리는 공급망 내재화하면 철강·석유화학·기계 등 산업이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한국의 대중국 수출품 구성 비율은 중간재가 78.4%, 자본재가 5.3%에 달한다. 또 내수에서 소화하지 못한 제품을 밀어내기식 수출에 대한 우려도 있다. 정인교 인하대 국제통상학부 교수는 “차이나 디플레이션 수출에 대비해 덤핑 여부, 상계관계 등을 살펴 무역조정제도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방법을 정부 차원에서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선미([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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