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식의 위상이 달라지고 있다. 과거 단체 식사가 ‘합리성’과 ‘효율성’에 초점을 맞춘 한 끼였다면, 이제는 기업의 핵심 복지이자 삶의 질을 좌우하는 요소로 부상했다. 유기농 식재료에 투자하는 JYP엔터테인먼트의 사례나, 미쉐린 선정 맛집 메뉴나 스타 셰프를 초청해 특별한 메뉴를 선보이는 구내식당의 풍경은 급식이 이미 단순한 식사의 범주를 넘어섰음을 보여준다.
이 같은 변화의 흐름 속에서 지난 4일, 서울 마곡 아워홈 급식연구소에서는 ‘급식의 리본(RE:BORN)’ 캠페인 오픈 행사가 열렸다. 현장에는 식품업계 관계자와 미식 인플루언서들이 참석해 급식업계 최초로 블루리본 인증을 획득한 메뉴를 시식했다. 김태원 아워홈 대표이사는 급식의 역할 변화에 주목했다. 김 대표는 “대한민국의 급식은 과거 간편한 식사 수단에서 출발해 이제는 구성원의 건강과 삶의 질을 높이는 고품질 영양 식단으로 진화했다”며 “앞으로의 급식은 영양을 넘어 ‘맛있는 한 끼’ 그 자체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급식의 품질이 곧 기업 복지의 표준이 되고, 어디서도 경험할 수 없는 특별한 미식의 순간을 제공하는 서비스로 거듭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블루리본 인증을 받은 메뉴는 직장인의 대표 점심 메뉴인 불꽃제육볶음, 우연 불고기, 속 깊은 된장찌개 등 3종이다. 위도환 아워홈 블루리본 프로젝트 메뉴 개발 총괄은 “불꽃제육볶음은 대량 조리 과정에서 고기가 으깨지거나 수분이 과도하게 생기는 기존 급식 메뉴의 한계를 보완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최적의 고기 두께를 도출하고 수분 발생을 줄이는 조리법을 적용해 식감을 안정화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직화 향을 더하는 양념장을 사용해 풍미와 비주얼 완성도를 높였다.
이어, 우연 불고기는 대량 조리 환경에서 구현이 까다로운 숯불 향 재현에 중점을 뒀다. 비교적 가격 부담이 적은 부위를 사용하면서도 숙성 방식과 양념 설계를 통해 부드러운 식감을 살렸다. 위도한 총괄은 “연구소가 개발한 숯불 향 플레이버를 적용해 불고기 특유의 풍미를 보완했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속 깊은 된장찌개는 급식의 기본 가치인 균형 잡힌 한 끼에 초점을 맞춰 개발됐다. 표준 염도를 설정하고 자극적인 짠맛 대신 진하게 우려낸 육수의 감칠맛과 채소 풍미의 균형을 맞추는 데 공을 들였다. 전반적으로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는 깊고 담백한 맛을 지향했다.
전준범 아워홈 마케팅부문장은 이날 급식을 ‘급이 다른 미식’으로 재정의했다. 그는 “그동안 급식이 상대적으로 무관심의 영역에 머물렀다면, 이제는 그 가치를 제대로 전달해야 할 시점”이라며 “조선시대 성균관이 유생들의 식사를 직접 책임졌듯, 현대의 급식 역시 인적 자원의 활력을 관리하는 ‘바이탈리티 엔진(Vitality Engine)’이자 생애 전 주기를 함께하는 동반자”라고 정의했다.
아워홈은 이러한 비전을 뒷받침하기 위한 인프라를 가동하고 있다. 전국 8개 제조 공장과 14개 물류센터를 기반으로 조리 공정을 표준화해 맛의 편차를 최소화하는 ‘상품화 작업’을 진행 중이다. 100여 명의 연구원과 1100여 명의 셰프가 근무중이며, 이들은 1만 7000개의 표준 레시피와 340만 개의 맞춤형 레시피를 관리하며 급식 품질의 상향 평준화를 이끌고 있다.
전문성 강화를 위한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최근 셰프 10명이 ‘밥 소믈리에’ 자격을 취득해 밥맛 개선에 나섰으며, ‘급식 대가’ 이미영 조리사와의 협업을 통해 반찬류의 고도화도 병행하고 있다. 전 상무는 “블루리본과의 파트너십은 단순한 마케팅이 아니라 객관적 신뢰를 구축하기 위한 도전”이라며 “한 상을 이루는 모든 메뉴가 주인공이 되는 급식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나아가 급식을 K-푸드의 위상을 높이는 핵심 플랫폼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현재 미국·중국·베트남·멕시코·폴란드 등 글로벌 시장에서 급식 사업을 운영 중인 아워홈은 현지 외국인들 사이에서 불고기, 제육볶음 등 한식 메뉴에 대한 호응이 매우 뜨겁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전준범 부문장은 “급식은 대한민국만의 독보적이고 차별적인 시스템이자 가장 완벽한 영양 밸런스를 갖춘 K-컬처”라며 “전 세계 현장에서 한국의 맛을 전파하는 확산 창구로서 K-급식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