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이 6일 미국의 대이란 군사작전에 따른 중동 상황과 관련해 “우리 국민을 태운 아랍에미리트(UAE) 대형 여객기가 두바이에서 출발해 한국으로 들어오는 중”이라며 “오늘 저녁 7시 30분쯤 인천공항에 착륙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밝혔다.
강 실장은 이날 청와대 춘추관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중동 지역에 체류 중인 우리 국민의 안전한 귀국을 돕기 위해 UAE 측과 협의를 거쳤고 어젯밤 늦게 UAE에서 출발하는 민항기의 운항 재개가 최종 확정됐다”라며 이처럼 말했다. 이 과정에서 UAE의 한국 협력 관련 전담 인사인 칼둔 칼리파 알 무바라크 아부다비 행정청장과 협의 뒤, 양국 외교부 장관의 추가 협의가 이뤄졌다고 강 실장은 설명했다.
강 실장은 “현재 14개 중동 국가에 우리 국민 1만 8000명이 머무르고 있는데 이 중 4900여명이 단기 체류자고 단기 체류자 중 3500명이 항공편 취소로 UAE와 카타르에서 귀국을 기다리고 있다”라며 “최대한 조속한 시일 내에 우리 국민을 모두 모셔 올 수 있도록 UAE 측과 협의를 계속하겠다”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조현 외교부 장관도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UAE가 오늘부터 민항기 편을 인천으로 1일 1회 운항하기로 해줬다”라며 “(UAE가) 우리 대한항공 전세기도 받아주기로 하면서 여러 가지 위험이 있는 오만으로 가려던 계획은 취소했다. 오만에 있던 신속대응팀이 지금 UAE로 이동하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조 장관은 “미국이 대한민국에 군사적 또는 비군사적 지원이나 협력을 요청한 것은 없느냐”라는 김상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는 질문에 “없다”라고 답했다. 주한미군 병력·장비 이동 여부와 관련해선 “한·미 간에 긴밀한 소통을 해오고 있다”라면서도 “주한미군의 전력 운용에 관해서는 확인해드리기 곤란하다”라고 말했다. 조 장관은 “이런 경우에도 한·미 연합방위 태세는 문제가 없도록 한다는 것을 분명히 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최근 주한미군의 방공 체계인 ‘패트리엇’의 이동과 관련한 정황이 포착되면서 중동에 투입되는 수순을 밟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앞서 패트리엇 미사일 부대인 주한미군 제8군 산하 제35방공포병여단 소속인 제1방공포병연대 제2대대는 지난해 6월 미국의 이란 핵시설 타격 직후 카타르 미군 기지를 겨냥한 이란의 미사일 공격을 저지하는데 동원됐다가 지난해 10월 복귀했다. 미 당국자들이 주한미군의 역할을 대북 억제에 국한하지 않는 ‘전략적 유연성’을 부각해 온 만큼 관련 자산의 이동이 빈번해질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 바 있다.
조 장관은 이날 한·미 조인트 팩트시트(공동 설명자료) 안보 분야 협의와 관련해 “미국 측과 긴밀히 협의해 일단 우리 팀이 먼저 (미국으로) 가는 것으로 합의됐다”라고 말했다. 조 장관은 “일정 문제로 (미국 대표단의 방한이) 지연되다가 지금 전쟁이 터지는 바람에 또 지연이 불가피해졌다”라고 설명했다. 앞서 외교부는 2월 말 또는 3월 초·중순 미국 대표단의 방한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양국은 한국의 우라늄 농축·사용 후 연료봉 재처리 권한 확대 등을 논의할 방침이다.
우크라이나에 잡혀있는 북한군 포로 문제와 관련해선 "(우크라이나) 외교장관과 G7 외교장관 회의에서 직접 만났을 때 송환되지 않는다는 확약을 받았다"라며 "북한이나 러시아로 송환될 가능성을 염려하시지 않으셔도 된다. 최선의 조치를 하고 있다"라고 답했다.
한편,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이날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 질의에 답하면서 북한의 우라늄 농축시설이 가동되는 지역으로 영변과 강선, 구성 3곳을 지목했다. 지난 2일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이사회에서 "영변에 있는 5MW 원자로가 지금 일곱 번째 주기로 계속 가동되고 있다"고 보고한 내용을 언급하면서다.
이어 정 장관은 "북한의 우라늄 농축 활동과 관련해 "영변과 구성, 강선에 있는 우라늄 농축시설에서 고농축우라늄(HEU) 생산이 이뤄지고 있다"며 "이번에 미국 폭격으로 파괴된 이란의 시설이 60% 농축우라늄이었다면 북한은 90%짜리 무기급 우라늄을 농축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북한의 핵 능력이 계속 확대되고 있다는 점을 부각하려는 의도로 읽힌다.
다만 실제로 정 장관이 언급한 그로시 사무총장의 연설 내용에는 영변과 강선의 우라늄 농축시설만 담긴 것으로 나타났다. 그간 정부가 공개적으로 확인한 북한의 우라늄 농축시설도 영변과 강선 두 곳뿐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와 관련,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장관의 발언은 미국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 등에서 제기된 공개정보를 언급한 것"이라며 "정부가 확인해 줄 수 있는 사안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