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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국방부, 앤스로픽 사실상 퇴출…‘공급망 위험’ 기업 지정

중앙일보

2026.03.06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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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오 아모데이 앤스로픽 최고경영자(CEO)와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오른쪽). AFP=연합뉴스

미국 국방부가 인공지능(AI) 사용 범위를 두고 갈등 중인 AI 기업 앤스로픽을 적대국 기업에만 적용해오던 ‘공급망 위험’ 기업으로 공식 지정했다.

5일(현지시간) 미 국방부가 안보 위협을 이유로 앤스로픽의 제품과 기술을 공급망 위험 대상으로 지정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이 보도했다. 공급망 위험 대상은 통상 중국과 러시아 등 적대국 기업에 적용되는 거래 통제 조치로 자국 기업이 대상이 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따라 앞으로 국방부와 계약한 모든 기관 및 기업들은 관련 업무에서 앤스로픽의 AI 모델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입증해야 한다.

美국방부vs앤스로픽 갈등 최고조
이번 조치는 미 국방부와 앤스로픽이 AI 사용 방식과 범위를 둘러싸고 갈등이 격화한 끝에 나왔다. 앤스로픽은 지난해 7월 미 국방부와 2억 달러(약 2900억원) 규모의 AI 공급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미 국방부는 정부가 진행하는 모든 합법적 활동에 AI 사용 제한이 없어야 한다고 요구했지만, 앤스로픽은 완전 자율 무기와 미국 내 대중 감시에는 AI 사용을 허용할 수 없다고 맞섰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까지 직접 나서 앤스로픽을 ‘급진 좌파 기업’이라 비난하며 압박하자 록히드 마틴을 필두로 방산 업체들은 줄줄이 클로드 사용 중단을 선언했다. 국방부와 10억 달러(약 1조 5000억원) 이상의 계약을 맺은 팔란티어도 자사 플랫폼에서 앤스로픽의 AI 모델인 클로드를 교체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갈등이 장기화될수록 양측 모두에게는 악영향이라는 시각이 많다. 앤스로픽 입장에선 공급망 위험 대상으로 지정된 것이 방산 업체뿐 아니라 아마존, 구글 등 대형 투자사들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 미군도 그동안 클로드를 주요 작전에 활용해온 만큼 단기간 내에 교체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미군은 최근 이란 공습과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체포 작전에 클로드가 내장된 팔란티어의‘메이번 스마트 시스템(MSS)’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에밀 마이클 국방부 연구개발담당 차관은 자신의 엑스(X)를 통해 “국방부는 현재 앤스로픽과 어떤 협상도 진행 중이지 않다”고 밝혔다.

6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 중심부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지난 2월 28일 시작된 이스라엘과 미국의 합동 작전은 이란 전역에서 계속되고 있다. EPA=연합뉴스

이날 다리오 아모데이 앤스로픽 최고경영자(CEO)는 국방부를 상대로 소송을 예고했다. 아모데이 CEO는 “국방부가 보낸 (공급망 위험 지정 통보) 서한은 매우 제한적인 범위로 작성됐다”며 “국방부와 계약을 체결한 고객이더라도 (국방부 프로젝트가 아닌) 다른 업무에서는 클로드를 계속 사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주요 협력사인 마이크로소프트(MS)도 “내부 법률 검토 결과 국방 관련 프로젝트가 아니라면 앤스로픽과 계속 협력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이를 뒷받침했다.

오픈AI 승부수 던졌지만 역효과
샘 올트먼 오픈AI CEO. AFP=연합뉴스

경쟁사인 오픈AI는 미 국방부와 앤스로픽의 갈등 국면에서 국방부와 계약을 체결하며 정반대 행보를 보이고 있다. 오픈AI는 “국방부와 맺은 협정은 이전의 어떤 계약보다 더 많은 안전장치를 갖췄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선 최근 오픈AI가 아마존, 엔비디아로부터 대규모 투자가 축소되는 등 악재가 잇따르자 승부수를 던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시장 반응은 부정적이다. 계약 체결 소식이 알려지자 소셜미디어(SNS)를 중심으로 챗GPT 유료 구독을 취소하는 ‘큇GPT(QuitGPT)’ 운동이 이어지고 있다.

국방부가 앤스로픽을 공급망 위험 기업으로 공식 지정한 날 샘 올트먼 오픈AI CEO는 투자자 컨퍼런스에서 AI의 군사 활용에 대해 “기업 경영진이 아닌 선출된 공직자들이 결정할 문제”라고 언급했다. 앞서 아모데이 CEO는 직원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트럼프가 우리를 싫어하는 이유는 (오픈AI와 달리) 우리가 그에게 기부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정치적 보복을 문제 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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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번 중 20번 핵무기 쐈다…‘군필 AI’ 전쟁하면 생기는 일
인공지능(AI)이 현대전 양상을 바꿔놨다. 미국은 최근 이란 공습 ‘장대한 분노’ 작전에서 비밀 병기 AI를 전 세계에 공개했다. 적국 수뇌부가 어디에 있고, 무엇을 하고, 어떻게 공격해야 할지 AI를 통해 파악하고 작전도 짜고 있다는데. 무기를 든 AI는 인간에게 계속 아군으로 남을까. ‘군필 AI’가 초래할 변화는 세계를 어떻게 바꿀까.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409420



장윤서([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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