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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1900원 뚫은 기름값 쇼크에…주유소·정유사 '책임 공방'

중앙일보

2026.03.06 00:09 2026.03.06 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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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휘발유와 경유 가격이 1천900원대를 넘어섰다. 6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기준 전국 주유소 평균 휘발유 가격은 L당 1천856.3원으로 전날보다 22.0원 상승했다. 연합뉴스
기름값 급등으로 소비자 불만이 커진 가운데, 주유소와 정유업계 간 네탓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한국주유소협회는 6일 보도자료를 통해 “주유소는 정유사나 대리점으로부터 석유제품을 공급받아 판매하는 소매 유통업”이라며 “가격 상승 1차 요인은 정유사 공급 가격 인상”이라고 밝혔다. 이란 전쟁을 계기로 주유소들이 가격을 올려 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일각의 지적에 반박하고 나선 것이다.

협회에 따르면 국제유가와 석유제품 가격 상승과 환율 영향으로 정유사 공급가가 크게 오르면서 주유소도 가격 상승 압박이 커졌다. 일부 정유사의 휘발유 공급가가 하루 100원 이상 오르기도 해 주유소도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주장이다.

주유소 가격 구조에 대해서는 “석유제품 가격 상당수는 유류세가 차지하고, 유류세를 포함한 정유사 공급가를 제외하면 주유소의 유통 비용 비중은 4~6% 수준에 불과하다”며 “카드 수수료와 운영비 등을 감안하면 주유소가 실질적으로 조정할 수 있는 가격 범위는 제한적”이라고 밝혔다. 단순히 공급 가격과 판매 가격 차이만으로 폭리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는 설명이다.

반면 정유업계에서는 가격 인상을 결정한 건 어디까지나 주유소 측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한 정유사 관계자는 “주유소 공급가는 국제 시세를 반영하기 때문에 일부 올라간 게 사실이지만, 개별 주유소가 가격을 그보다 더 많이 올리는 건 정유사가 통제할 수 없는 영역이다”고 말했다.

정유업계에 따르면 휘발유와 경유 등 석유제품 평균 판매가는 지난주까지만 해도 전주 대비 낮아지고 있었다. 그런데 이번주 들어 일제히 주유소 판매 가격이 오른 것은 주유소들이 공급가가 낮을 때 사뒀던 재고 가격을 고려하지 않고 현재 가격만 고려해 가격을 올린 영향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저렴할 때 사둔 재고가 있어도 가격을 올리는 주유소가 있는데, 공급가 탓만 할 수는 없다. 재고에 따른 가격 희석 효과는 생각하지 않고 예고되는 공급가가 비싸질 것만 선반영해서 판매하는 영향도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더 오르기 전에 사두자’라는 심리가 가격 상승을 부채질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주유소협회는 “선구매 수요가 늘어나 재고 소진 속도가 빨라지고 소비자 체감 가격 상승 폭이 더 커질 수 있다”고 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미리 주유를 해두려는 것처럼 주유소들도 미리 재고를 확보하려는 분위기다. 수요가 크게 늘면서 가격 상승 요인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정부가 검토하고 있는 기름값 최고 가격 고시제도에 대해서도 양측의 입장이 다르다.

주유소협회는 “정부가 가격을 고시하는 게 예측 가능하고 공정한 규칙일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석유협회 관계자는 “구체적 방침이 나오지 않아 조심스럽지만 유가 급등 국면에서 가격 통제로 손실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한편 한국석유공사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40분 기준 서울 평균 휘발유 가격은 1L에 1925.47원으로 3년여 만에 1900원대를 돌파했다. 전국 주유소 평균 휘발유 가격도 L당 1866.07원으로 하루 만에 31.79원 올랐다.



남윤서([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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