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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 너머 '삶'을 설계하다" 상조업 10조 시대 '토털 라이프케어' 산업으로 우뚝

OSEN

2026.03.06 0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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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조업계는 완전히 다른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누적 선수금 10조 원 가입자 1,000만 명 시대를 열며 단순한 장례 대행을 넘어 생애 전 주기를 관리하는 토털 라이프케어 산업으로 재탄생하고 있다./ 보람그룹.

상조업계는 완전히 다른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누적 선수금 10조 원 가입자 1,000만 명 시대를 열며 단순한 장례 대행을 넘어 생애 전 주기를 관리하는 토털 라이프케어 산업으로 재탄생하고 있다./ 보람그룹.


[OSEN=홍지수 기자] 과거 상조업을 바라보는 시선은 서늘했다. 언젠가 닥칠 불행을 미리 파는 사업이라는 부정적 인식과 영세 업체의 부도 위협이 발목을 잡았다.

하지만 2026년 현재 상조업계는 완전히 다른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누적 선수금 10조 원 가입자 1,000만 명 시대를 열며 단순한 장례 대행을 넘어 생애 전 주기를 관리하는 토털 라이프케어 산업으로 재탄생하고 있다.

최근 공정거래위원회와 업계 자료에 따르면 상조시장은 매년 10~15%의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매년 상반기에 발표하는 선불식 할부거래업자 주요 정보공개에 따르면 2023년 3월 8조 3,868억 원이던 누적 선수금은 2024년 3월 9조 4,486억 원으로 늘었고 2025년 3월 기준 10조 3,348억 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총 가입자 수 역시 833만 명에서 892만 명을 거쳐 964만 명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반면 등록 업체 수는 2023년 73개에서 2024년 78개 2025년 77개로 큰 변동 없이 유지되고 있다.

선수금과 가입자가 늘어나는 것은 시장이 대형사 중심으로 재편되며 신뢰의 대형화가 이루어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소비자들은 이제 상조를 불안한 적금이 아닌 안전한 자산이자 필수 서비스로 인식하기 시작했다.

상조업이 장례 산업에서 라이프 산업으로 격상된 데에는 세 가지 핵심 동인이 있다.

첫째, 서비스의 다변화다. 이제 상조 고객은 납입한 돈을 꼭 장례에만 쓸 필요가 없다. 웨딩, 크루즈, 여행, 어학연수 심지어 가전 렌탈과 시니어 케어까지 본인의 생애주기에 맞춰 서비스를 선택하는 전환 서비스가 대중화되었다. 특히 대한민국이 초고령사회에 진입하면서 시니어 계층을 위한 맞춤형 라이프케어 서비스 수요는 더욱 탄력을 받고 있다.

둘째, 디지털 전환(DX)과 AI의 결합이다. 단순한 온라인 접수를 넘어 AI 상담 챗봇은 물론 고인의 생전 모습을 구현한 AI 추모 서비스와 디지털 부고 알림 등이 도입되며 고도화된 IT 서비스로서의 면모를 갖췄다.

셋째, 사회적 인식 변화와 웰다잉 문화의 안착이다. 죽음을 기피하던 문화에서 삶의 마지막을 미리 준비한다는 긍정적 태도로 변화하며 3040 젊은 층의 가입률도 눈에 띄게 증가했다.

상조업을 향한 소비자의 시선은 최근 1~2년 사이 비약적으로 개선되었다. 상조업이 단순한 장례 대행업이 아닌 생활 서비스로 인정받기 시작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상조보증공제조합이 실시한 ‘2024 상장례 문화 관련 소비자 인식 조사’에 따르면 상조 서비스 이용 경험자의 75%가 서비스에 만족하며 재이용 의사를 밝혔다. 장례 절차뿐 아니라 행정 처리 상속 상담 등 복잡한 사후 업무를 원스톱으로 해결해 준다는 점이 긍정적인 평가를 이끌어냈다. 특히 30대 젊은 층의 긍정적 평가가 두드러지며 가입 연령층이 낮아지는 추세다.

산업적 인정도 뒤따랐다. 2025년에는 한국생산성본부가 주관하는 국가고객만족도(NCSI) 조사에 처음으로 상조서비스업 부문이 신설되었다. 이는 상조업이 주요 서비스 산업군으로 완전히 편입되었음을 상징한다.

보람그룹이 제시한 2026 상조산업 트렌드 전망 키워드. /사진제공=보람그룹

보람그룹이 제시한 2026 상조산업 트렌드 전망 키워드. /사진제공=보람그룹


업계는 2026년 상조산업의 지향점을 큐레이터(C.U.R.A.T.O.R)로 정의한다. 이는 단순한 상품 제공을 넘어 고객의 생애 전반을 기획하고 제안하는 토털 솔루션을 의미한다.

우선 상조업계는 장례를 넘어 돌잔치, 교육, 웨딩, 여행, 헬스케어까지 아우르는 맞춤형 생애 전주기 케어(Customized omni-care)를 지향한다. 여기에 대형화된 자본력과 오랜 의전 노하우를 바탕으로 안정적인 자산 운용을 보장하는 최고 수준의 신뢰성과 전통성(Ultimate Reliability)을 결합해 고객의 불안감을 불식시켰다. 또한 기업의 사회적 책임(Responsibility)을 다하기 위해 ESG 경영의 일환으로 지역 소상공인 지원과 취약계층 기부 등 상생 모델 구축에도 힘을 쏟고 있다.

디지털 혁신과 플랫폼 생태계 확장도 핵심 축이다. AI 기반 상조 서비스(AI & Digital Evolution)를 통해 고인 음성 및 영상 복원 기술 등 디지털 기술과의 접목을 가속화하고 있다. 동시에 상조 앱 하나로 모든 생활 서비스를 예약하고 관리하는 토털 라이프케어 플랫폼 전략(Total Platform Strategy)을 구축 중이다. 이 플랫폼을 기반으로 가전 금융 레저 등 타 산업과의 제휴 파트너십(Optimization of Affiliate)을 맺고 결합 상품을 선보이며 소비자 혜택을 극대화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슬픔에만 잠긴 장례 문화를 넘어 고인의 취향과 삶을 기리는 밝고 개인적인 추모 경험의 재정의(Redefined Memorial)를 이끌어내며 상장례 문화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다.

산업의 경계가 무너지는 빅 블러(Big Blur) 시대, 상조업은 금융과 서비스 IT가 결합된 가장 역동적인 산업으로 변모했다. 요람에서 무덤까지 고객의 모든 삶의 순간을 설계하고 관리하는 라이프 큐레이션 산업으로서 대한민국 서비스 산업의 새로운 표준을 제시하고 있다.

한 상조업계 관계자는 "상조업은 이제 더 이상 죽음의 영역에 머물지 않고 소비자들이 더 나은 현재를 설계하는 필수적인 수단으로 자리 잡았다"며 "단순히 누군가의 마지막을 수습하는 단계에서 벗어나 남겨진 이들과 떠나는 이들 모두의 삶을 더욱 풍요롭게 큐레이팅하는 든든한 동반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홍지수([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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