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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아팠던 동료가 정신질환자 돕고, 보호입원 부담 줄인다

중앙일보

2026.03.06 0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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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마포대교에 자살 예방을 위한 '한 번만 더' 동상이 설치돼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향후 5년간 국민 정신건강 정책의 방향을 담은 '제3차 정신건강복지기본계획'(2026~2030)의 청사진을 공개했다. 정신질환 경험자가 비슷한 어려움을 겪는 환자를 돕는 '동료지원 기반 서비스'를 확대하는 등 당사자 중심의 회복지원체계를 강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보건복지부는 6일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공청회를 열고 이러한 내용 등을 담은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예방·치료·회복 등 정신건강 전 주기에 걸친 인프라와 서비스를 내실화하는 게 목표다. 복지부에 따르면 한국은 우울증 유병률이 36.8%에 이르고, 인구 10만 명당 자살 사망률이 29.1명에 달하는 등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에서도 가장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예방 분야에서는 정신건강 상담 서비스인 '마주해요'를 전국적으로 확대하고, 취약계층의 본인 부담을 낮춰 고위험군 지원을 강화한다. 인공지능(AI) 과의존이 마음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고 관련 가이드라인도 마련할 계획이다. 소아·청소년과 청년의 정신건강 위험에 대응하기 위해 사회정서교육이나 정신건강 검진을 확대한다. 특히 2028년부터는 병무청 신체검사 결과 등급에 따라 적절한 정신건강 서비스를 연계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제3차 정신건강복지기본계획 공청회 자료. 사진 보건복지부
치료 분야에서는 환자들이 안심하고 치료받을 수 있는 정신의료 환경을 만드는 데 초점을 맞췄다. 권역정신응급의료센터를 현재 13곳에서 2030년까지 17곳으로 늘리고, 급성기 집중치료실 내 응급 병상도 310병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또 현재 시범 사업 중인 급성기 집중치료병원을 제도화하고 집중치료실 병상도 2028년까지 2000개로 늘린다. 복지부 관계자는 "초기 입원 치료를 위해 연간 600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라며 "급성기 환자 약 3만 7000여명을 치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6일 열린 보건복지부 '제3차 정신건강복지기본계획 수립을 위한 공청회'에서 정경실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이 개회사를 하고 있다. 채혜선 기자
입원 제도 개선과 관련해 논란이 됐던 '정신질환자 보호의무자 제도 폐지'는 이번 계획에 포함되지 않았다. 다만 보호 입원 절차를 간소화하고, 고령 부모 등에게 보호 의무자 역할을 기대하기 어려운 현실을 고려해 보호 입원에 대한 부담을 완화한다. 아울러 격리·강박을 최소화하고 환자가 치료 의사를 미리 표현하도록 한 '정신건강 사전의향서' 제도도 시범 도입한다.

정부가 특히 강조한 정책은 동료지원 기반 서비스다. 정신질환 경험자가 회복 경험을 바탕으로 다른 환자를 지원하는 해당 제도를 구축하기 위해 동료지원인 고용기관에 대한 인건비 지원을 확대하고, 동료지원 쉼터도 2026년 7곳에서 2030년 17곳으로 늘릴 계획이다.

이번 계획에는 중독·자살 예방 관련 대책도 포함됐다. 마약 치료를 위해 권역 치료보호기관을 2배(9→18곳)로 늘리고, 경찰·소방 협업을 통한 긴급 개입도 강화한다.

제3차 정신건강복지기본계획 공청회 자료. 사진 보건복지부
정부는 이번 계획을 통해 정신건강 검진 수검률을 현재 39.4%에서 2030년 60%로 높인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같은 기간 자살 사망률은 28.3명에서 19.4명으로 낮춘다는 계획이다. 이해우 대한신경정신의학회 법제사법위원장은 공청회에서 "충분한 전문 인력 배치와 그에 걸맞은 보상 체계가 뒷받침돼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복지부는 이날 공청회에서 나온 의견을 검토해 계획안을 보완할 방침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관계 부처 협의와 국민건강증진정책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이달 말 계획을 확정·발표하겠다"라고 말했다.



채혜선([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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