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연합뉴스) 김계연 특파원 = 작년 연말 새로 들어선 체코 우파 포퓰리즘 정부가 국방예산을 줄였다가 미국 대사로부터 경고를 받았다.
CTK통신 등에 따르면 니컬러스 메릭 체코 주재 미국 대사는 5일(현지시간) 프라하에서 열린 안보콘퍼런스에서 체코의 올해 국방예산이 국내총생산(GDP) 대비 1.8%에 그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 중 최하위권이라고 지적했다.
메릭 대사는 "체코가 약속을 지키지 못하면 동맹 전체에 영향을 미친다"며 국방비 증액이 미국의 일방적 요구가 아닌 나토 회원국 사이 합의라고 강조했다.
나토 국방위원장 출신인 페트르 파벨 체코 대통령도 "우리가 책임의 50%도 이행하지 않으면서 다른 나라들이 (집단방위를 규정한) 나토 조약 5조를 100% 지킬 거라고 기대하겠느냐"며 메릭 대사를 거들었다.
나토 회원국들은 지난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안보비용 분담 압박에 2035년까지 국방비를 GDP의 3.5%로, 인프라 등 간접 비용까지 포함하면 5%로 늘릴 것을 합의했다.
체코는 지난해 국방비로 GDP의 2.0%를 썼고 2030년 3.0%로 끌어올릴 계획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출범한 새 연립정부는 의회에 제출한 올해 예산안에서 GDP 대비 국방비 비중을 1.8%로 오히려 줄였다.
안드레이 바비시 총리는 누적된 재정 적자와 보건·사회 부문 지출 때문에 예산이 빠듯하다며 "올해 예산안에 제안한 국방비는 지금 상황에서 가능한 최대치"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일 나토 회원국 가운데 국방비 증액 약속에 유일하게 빠진 스페인과 모든 무역을 중단하겠다고 경고하는 등 안보비용 분담을 거듭 요구하고 있다.
4년 만에 총리직에 복귀한 바비시는 억만장자 기업인 출신인 데다 유럽연합(EU)의 각종 규제에 반대하고 폐쇄적 이민정책을 내세워 '프라하의 트럼프'로도 불린다.
하지만 미국의 국방비 증액 요구에는 '국민 복지가 우선'이라며 거부하고 있다. 그는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나토의 국방비 목표를 향해 가고 있느냐는 질문에 "전혀 아니다"라며 "최우선 과제는 시민 건강, 사람들이 오래 살 수 있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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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계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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