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6일 공격적인 재정정책을 통해 경기부양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자금을 적극적으로 투입해 강력한 내수 시장을 구축하겠다고 선언했다.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를 심리적 마지노선인 ‘5% 안팎’에서 역대 최저 수준으로 하향 조정한 가운데, 위기를 돌파할 구체적 방법론을 제시한 것이다.
정산제(鄭柵潔) 국가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 주임(장관급)은 이날 베이징에서 열린 제14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4차 회의 경제부처 합동 기자회견에서 “경제·사회 발전 과정에는 여전히 많은 어려움과 문제가 존재한다는 점을 매우 명확히 인식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발개위는 중국의 거시경제정책을 담당하는 주무 부처다. 정 주임은 목표 달성을 위해 거시 경제 효율성 강화와 현대 산업 시스템 강화 등을 제시했다. 그는 “금융, 통화, 투자, 고용, 소비 등 모든 측면에서 정책 조정을 강화하고 좋은 정책 조합을 발휘하겠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일자리 확대와 질적 성장, 인공지능 플러스(AI+) 등 주요 인프라에 대한 투자 강화 의지도 밝혔다.
재정 부문에선 돈풀기 기조를 이어간다. 란포안(蓝佛安) 재정부장은 “올해 예산 가운데 총지출액 30조 위안(약 6411조 원) 중 신규 국채 발행 규모가 11조 8900위안(약 2540조 원), 중앙 정부의 지방정부 이전 규모가 10조 4200억위안 (2226조 원)로 모두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며 “적극적인 재정 정책을 통해 경제 구조 최적화를 촉진하고 경제 발전 회복력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왕원타오(王文濤) 상무부장은 서비스 부문 대외 개방을 강조했다. 시장 접근성을 확대하고 생명공학과 외국인 투자 병원 등 개방형 산업을 시범 추진하겠다는 의도다. 그는 또 미·중 무역전쟁 등 대외 변수에 유연하게 대처했다며 지난해 대미 수출이 19.5% 감소했음에도 전체 수출은 6.1% 증가했다고 밝혔다.
통화정책을 담당하는 중앙은행의 수행인 판궁성(潘功胜) 인민은행장은 “무역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환율 가치를 절하할 의도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위안화 환율에 대해 “중국 경제의 안정적 회복과 달러 약세, 계절적 외화 결제 증가 등이 영향을 주고 있다”며 “달러 대비 환율은 최근 몇 년간 중간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년에도 적절히 완화적 통화정책을 시행하겠다”며 “기준금리와 지급준비율 인하 등 다양한 수단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겠다”고 덧붙였다.
전날 리창(李强) 국무원 총리는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전인대 정부업무보고에서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목표를 4.5~5%로 제시했다. 이는 코로나19 확산으로 목표 설정을 생략했던 2020년을 제외하면 천안문 사태 직후인 1991년(4.5%) 이후 35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경기 둔화 속 국제 정세 등 대외 변수를 고려한 전략이란 해석과 함께, 지난 40년간 중국의 고속 성장을 견인해 온 저가 공세형 수출 모델이 한계에 다다랐다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