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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전쟁에 한눈판 사이…김정은, 초강력 방사포에 AI 입혔다 [Focus 인사이드]

중앙일보

2026.03.06 13:00 2026.03.06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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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28일 미국의 이란 공격과 이란의 최고 지도자 알리 하메네이 사망으로, 한국 안보에 무척 중요해도 며칠 만에 묻혀버린 소식이 있다. 바로 2월 19일부터 25일까지 개최된 북한 조선노동당 제9차 대회다.

2월 23일 조선노동당 제9차 대회 4일차 회의에서 김정은이 총비서로 추대됐다. 뉴스1

5년마다 열리는 당대회는 과거 5년을 평가하고, 미래 5년의 전략과 과업을 제시하는 자리다. 특히 이번 당대회는 김정은이 2023년 말에 선언한 ‘적대적 두 국가 관계’를 다시 한번 못 박고, 한국을 제1의 적대국으로 상정한 가운데 향후 국방발전 방향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더불어, 미국 전쟁부가 북한에 대한 재래식 방위의 일차적 책임은 오롯이 한국의 몫임을 여러 차례 강조하고 있어 더욱 그렇다.



간략하지만 가볍지 않은 계획


북한은 9차 당대회에서 8차 대회 때보다 훨씬 더 자신감이 넘쳤다. 특히 국방 관련, 북한군이 “세계최강의 자위력”이라고 자찬할 뿐 아니라, “세계 최강의 현대화된 군대”로 발전시켜야 한다는 야심 찬 기대를 표현했다.

그렇다면 국방발전 계획이 매우 구체적이고 방대했을 법한데, 공개된 국방발전 5개년 계획은 과업의 기대치를 상세히 제시한 8차 당대회 계획보다 간략하다. 당대회 기간 중 열병식에서 무기를 공개하지 않은 것도 이례적이다.

그러나 이를 북한 계획의 전부로 단정 짓거나, 군사력 발전 의지가 약화한 것으로 해석하기는 다소 섣부르다. 보도된 내용은 결정된 과업들의 일부만을 소개한 것일 수 있다. 또는 무기 개발 자체보다 실제 전쟁수행 역량에 대해 내실 있게 하는 단계로 들어선 것일 수도 있다. 이는 한반도 방어를 주도해야 하는 한국의 입장에서, 무기의 변화만큼이나 엄중하게 바라봐야 하는 부분이다.



정치사상, 훈련 및 군사교육 강화


먼저 9차 당대회에서는 무기 외에 ‘사상’과 ‘군인’의 역할을 크게 강조했다. “정치사상강군화”가 강군건설의 제1의 전략적 과업이라고 했는데, 이는 지난 2025년 2월 김일성 정치대학에서 강조한 바와 맥을 같이 한다. 당시 김정은은 “사상이 없는 무장은 쇠붙이에 불과”하다면서, 군대의 정치적 역량을 우선으로 강화하는 데에 강군건설의 기본방도가 있다고 했다.

2월 26일 9차 당대회 기념열병식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에 파병됐던 해외작전부대와 해외공병연대 소속 군인들이 러시아 국기와 인공기를 앞세워 들고 행진하고 있다. 연합

또한 ‘군인’에 대한 강조와 관련, 훈련 혁명과 군사교육 혁명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예전부터 훈련과 교육을 강조해온 언급들이야 많았지만, 이번에는 특별히 군사과학기술의 급속한 발전과 현대전의 요구에 따른 훈련과 군사교육의 변화를 강조했다. 러-우 전쟁에 1년 6개월 가까이 참전한 결과로, 훈련과 교육에 반영할만한 교훈들을 빠르게 반영하려는 움직임이다.



핵-상용무력 병진과 통합운용능력 강화


아울러 핵무력 강화와 동시에 “상용무기들을 위력한 무기들로 갱신”하는 사업이 있음을 언급했는데, 이는 2025년 9월 예고했던 바와 같이, 핵무력 강화와 함께 재래식 전력의 현대화를 ‘병진’하겠다는 뜻이다.

여기에는 “대륙간탄도미싸일종합체” 등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플랫폼과, 평시에도 운용하는 무기체계인 “인공지능무인공격종합체”, “적국의 위성을 공격하기 위한 특수자산”, “전자전무기체계들”, “더욱 진화된 정찰위성” 등이 포함된다.

병진 건설을 넘어 통합 운용을 지향한다는 점도 시사한다. “보충적인 타격수단과 운용지원체계들을 갱신”하고, “통합핵위기대응체계”의 가동 및 운용시험을 추진한다는 것은 핵을 다른 무기체계와 통합해 운용할 수 있는 태세를 갖추겠다는 것이다. “우리의 판단과 목적에 따라 여러 대응안대로 핵무력을 동원”한다는 것은 핵무기 운용 영역을 확대하고, 수단을 다종화할 것임을 뜻한다. 실전배비를 다그치겠다는 과업 역시 핵을 실제 전쟁수행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을 강화하겠다는 의미다.



요새화를 통한 남부국경 방어태세 강화




북한은 2023년 말 ‘적대적 두 국가론’ 선언 이후 군사분계선을 ‘남부국경’이라 부르고 있는데, 당대회에서 이에 대한 요새화와 함께, 경계체계와 화력체계들을 보강하겠다고 했다. 그 화력체계 중 하나이자, 한국을 억제할 무기체계인 방사포만을 유독 자세히 설명하고, 당대회 직전에 열린 증정식을 통해 직접 공개했다. 이로써 북한이 군사분계선 일대에 배치하는 무기가 노후한 무기가 아니라, 최신 “초강력 공격무기”임을 강조한 것이다.

다만 요새화는 기본적으로 방어를 강화하기 위한 작업이다. 또 열병식에서 확인된 바에 따르면, 전방을 지키는 4개 군단장 중 1군단을 제외한 2, 4, 5군단장의 계급이 상장에서 중장으로 낮춰졌다. 때문에 전방에서의 전투력을 강화하고 당장 재래식 충돌에 대한 대비를 한다고 보긴 어렵다. 그러나 한국과의 협의 없이 군사분계선을 국경화하려는 북한의 움직임은 위기관리 안정성을 떨어뜨리며 군사적 긴장을 초래하고 있다.



무인화 및 인공지능의 군사적 활용 강화




마지막으로 당대회에 무인화 및 인공지능의 군사적 활용에 대한 부분이 중요하게 다뤄질 것으로 예상됐는데, 이와 관련하여 “인공지능무인공격종합체들”이 언급됐다. 더불어 인공지능 산업 분야를 개척하기 위한 연구개발을 강조하였고, 증정식에서 소개한 방사포에도 인공지능기술이 도입됐다고 설명했다. 즉, 인공지능에 대한 군사적 활용은 이미 현재 진행 중인 한편 그 진척 정도에 대한 단서가 거의 드러나지 않아, 섣불리 과소평가하기 어렵다.



한국 정부의 자강 노력에 더욱 힘을 실어줄 때


2월 18일 600㎜ 대구경 방사포 증정식이 평양에서 열렸다. 뉴스1

한국 정부의 지속적인 유화 메시지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이처럼 나름의 계획을 따라 군사적 위협을 정교하게 발전시키고 있다. 이에 우리 정부도 북한의 재래식 위협을 방어하고 억제하기 위한 역량을 발전시키려는 노력을 병행하고 있다. 관계 개선을 지지하는 만큼, 이 같은 자강 노력에도 지지를 보내야 할 때다. 북한의 위협을 충분히 직시하고 대비하지 않는다면, 마침내 다시 남북이 대화하는 날이 오더라도, 그 과정과 결과가 한국의 국익에 부합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전경주([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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