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기간 동안 한국은 세계 와인 생산국들이 관심갖는 매력적인 시장으로 떠올랐습니다. 그 이후 성장세는 조금 완만해졌지만, 저희는 여전히 한국 시장의 잠재력에 주목하고 진정성있게 접근하려 합니다.”
지난달 26일 히로 테지마 캘리포니아 와인 협회(CWI) 북아시아 지역 공동대표는 서울 중구 주한 미국대사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렇게 말했다.
이번 행사는 주한 미국대사관과 CWI가 공동기획한 것으로, 1776년 미국 건국 250주년과 1976년 ‘파리의 심판’ 5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열렸다. 파리의 심판은 미국 와인 역사에서 기념비적인 사건으로 평가받는다. 1976년, ‘와인 종주국’을 자처하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블라인드 테스트에서 보르도·부르고뉴 와인 등 저명한 프랑스 와인들을 누르고, 미국 캘리포니아 나파밸리에서 생산된 와인이 레드·화이트와인 부문에서 모두 1위를 차지했기 때문이다.
히로 대표는 “50년 전 파리의 심판을 계기로 프랑스 와인이 주류인 시장에서 미국 와인 브랜드를 알리게 됐다”며 “올해는 미국 독립 250주년과 함께 한국에서 미국 와인의 강점을 알리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행사에서는 ‘로버트 몬다비 투 칼론 퓌메 블랑 2002’, ‘마티아손 레드 블렌드 2014’, ‘스택스 립 SLV 카베르네소비뇽’ 등 나파밸리산 와인 6종이 소개됐다.
제임스 헬러 주한미국대사 대리는 환영사를 통해 “한국과 미국은 지난 70여년 간 무역·기술·문화 등 전방위에서 협력해왔고, 오늘의 와인 행사는 양국의 이런 현대적인 동맹 관계를 상징한다”며 “특히 한미FTA(자유무역협정) 체결 이후 캘리포니아 와인 생산자들에게는 새로운 기회가, 한국 소비자들에게는 세계적인 수준의 제품을 보다 다양하게 접할 기회가 생겼다”고 말했다.
실제 한국에서 수입하는 와인 가운데 미국산 와인은 금액과 중량 모두 10위권에 든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가별 와인 수입(HS코드 2204 기준) 비중에서 미국은 금액 기준 2위, 중량 기준 7위를 차지했다. 중량 순위보다 금액 순위가 높았다는 건 미국산 와인의 경우 저가와인이 아닌 프리미엄 와인 수입 비중이 높았다는 의미다.
다만 국내 주류시장이 전반적으로 침체한 가운데 와인 소비 확대는 과제로 꼽힌다. 코로나19 시기 이후 최근 5년간 국내 와인 수입액과 수입량은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021년 기준 와인 수입량은 약 7만6575t, 수입액은 5억5980만 달러(약 8117억원, 1달러=1450원 기준)이었지만 지난해 수입량과 수입액은 각각 5만6664t, 4억3428만 달러(약 6300억원)로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