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이스라엘과 함께 이란을 전격적으로 공습하자 핵심 지지층인 마가(MAGA·Make America Great Again)가 들썩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외국에 대한 개입을 비판해 왔는데, 지난 1월 3일 베네수엘라를 공습해 니콜라스 마두로 전 대통령을 체포한 데 이어 또다시 중동에서 군사적 행동에 나섰기 때문이다. 기존의 해외 분쟁 불개입 입장과는 배치된다는 비판이 제기되며 지지층 내부에서도 찬반 논쟁이 일고 있는 가운데 주목받는 이름이 있다. 바로 지난해 9월 총격을 받아 사망한 청년 보수 운동가 찰리 커크다.
지난 3일 CNN에 따르면 이라크 전쟁 참전용사이자 보수 성향 논평가인 롭 스미스는 지난해 6월 커크가 X(옛 트위터)에 ‘이스라엘과 이란의 전쟁에 미국이 개입해야 하는가’라는 주제로 게시한 비공식 설문을 다시 언급했다. 당시 설문에 참여한 약 90%가 개입에 반대했다.
한때 ‘하이힐을 신은 트럼프’로 불리며 트럼프의 최측근 중 하나로 꼽혔다가 현재는 결별한 마조리 테일러 그린 전 하원의원은 커크가 과거 “이란의 정권 교체는 미친 짓”이라고 언급한 영상을 공유했다. 보수적인 정치 논평 듀오 호지 트윈스는 JD 밴스 부통령이 지난해 트럼프가 이란 문제에 더 깊이 개입하지 않은 것은 커크 덕분이라고 언급한 영상을 공유했다. 각기 다른 내용이지만 취지는 같다. 이란에 대한 개입은 잘못됐다는 것이다.
반면 이에 반발하는 목소리도 있다. CNN은 “일부는 커크 사후 그의 목소리를 정치적 목적에 이용하는 것에 부정적이다”고 전했다. 트럼프 강성 지지자이자 측근인 보수 성향 인플루언서 로라 루머는 “트럼프의 이스라엘 동맹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마치 커크의 의견이 우리의 모든 외교 정책 위에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커크는 맞았던 부분도 많지만 많은 부분에서 틀렸다”고 덧붙였다.
커크의 측근인 마이키 맥코이는 “사람들이 커크의 목소리를 이용해 혼란을 일으키고 공포를 조장하며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증오를 퍼뜨리는 것은 커크가 원했을 일과는 정반대”라고 말했다.
CNN은 “이같은 논쟁은 커크가 공화당 정치에 남긴 영향력이 여전히 강하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또한 트럼프가 ‘미국을 해외 분쟁에 개입시키지 않겠다’ 약속한 것과 베네수엘라·이란에 대한 공격을 어떻게 조화시킬지에 대한 불확실성도 담겼다”고 평가했다. 커크는 보수 청년 조직인 ‘터닝포인트 USA’를 설립해 지난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에 결정적 역할을 했던 인물이다. 그는 지난해 9월 10일 유타주 대학에서 강연 도중 총에 맞아 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