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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우울증엔 어떤 운동이 맞습니까

중앙일보

2026.03.06 20:08 2026.03.06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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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체대 김태경 교수. 중앙포토
강한 불안을 느끼는 우울증 환자는 빠른 걷기나 가벼운 수영 등 심박수가 낮게 유지되는 운동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억지로 땀 빼려 하지 말고 심박수를 낮게 유지하면서 꾸준히 운동해야 좋다.

무기력 증상형은 중강도 운동이 필요하다. 움직이는 것 자체가 힘든 유형이라 일정 강도 이상의 운동을 해야 뇌를 자극한다.

스트레스 과민형은 초기 고강도 운동을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충격이 적은 유산소 운동을 먼저해야 한다. 강도보다 지속성이 핵심이다.
이는 20여 년간 운동과 뇌과학을 연구한 한국체육대학교 김태경 교수(체육학과·체육과학연구소)에 의해 밝혀졌다. 김태경 교수는 '자발적 운동이 miRNA 조절 항우울 반응에 미치는 효과' 등 논문을 발표했다.

운동이 우울증에 좋다는 건 상식이다. 하지만 왜 좋고, 어떤 운동이 적합한지 아는 사람은 적다. 의사들도 '매일 30분 걷기'를 권하지만, 메커니즘을 설명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김 교수는 “왜 어떤 사람은 운동으로 좋아지고, 어떤 사람은 효과가 없는가”를 고민했다. 그녀는 운동 강도를 세 단계로 나눠 비교했다. 중강도 운동은 우울의 핵심 증상을 개선했지만, 불안 증상은 줄이지 못했다.

반면 저강도 운동은 핵심 증상과 불안을 동시에 완화했다. 특히 스트레스에 취약한 개체는 ‘환기역치’가 낮아, 남들에겐 적당한 운동도 이들에게는 과부하가 될 수 있음이 확인됐다.

김 교수는 2024년 한국체육학회지 발표 논문 '자발적 운동이 miRNA 조절 항우울 반응에 미치는 효과'에서 운동이 스트레스 유발 우울증 모델에서 miR-124 발현을 조절해 신경세포 생성을 촉진함을 밝혔고, 이는 우울증 유형별 맞춤 운동 처방의 근거가 된다.

2021년 스포츠사이언스 논문 '운동이 우울장애 치료 및 예방에 미치는 영향'에서도 유산소·저항성 운동이 불안·스트레스를 완화하는 기전을 규명했다. 이러한 연구를 바탕으로 우울증 유형별 운동 처방이 나왔다.

체육학을 전공하며 기초의학을 병행한 독특한 이력으로, 서울대 의대 포닥 과정을 거쳐 운동의 분자생물학적 뇌 영향을 연구한다. 주요 대상은 우울증, 불안, 파킨슨병, 자폐 스펙트럼 장애 등이다.

네이처 계열 학술지에 제1·교신저자 논문을 다수 발표했으며, '한국을 빛낸 사람들(한빛사)'에 선정된 바 있다. 2021년 바이오 스타트업 연구책임자로 운동 모사 물질, 반응 예측 바이오마커를 개발했다. 혈액 검사로 유전자·염증 지표를 파악해 맞춤 운동 처방을 목표로 한다.

김 교수는 "운동은 기분 전환이 아닌 뇌 회로 조절"이라고 강조한다. '운동이 약' 캠페인을 과학적으로 뒷받침하며, 고령화 시대 맞춤 운동이 정신건강 해법 될 수 있다고 본다.


성호준([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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