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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남자아이돌처럼 만들어주세요"…술까지 피하는 日남성들, 왜

중앙일보

2026.03.07 15:00 2026.03.07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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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모레퍼시픽의 컨템포러리 뷰티 브랜드 '헤라'의 글로벌 앰버서더인 그룹 스트레이키즈의 멤버 필릭스. 헤라는 필릭스를 필두로 일본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사진 헤라
일본의 젊은 남성들 사이에서 그루밍(자연스러운 외모 관리) 열풍이 불고 있고 그 중심에는 K-뷰티가 있다는 현지 언론 보도가 나왔다.

일본 마이니치신문은 최근 ‘K-뷰티 영향 커지자 일본에서도 화장하는 남성 늘었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K-뷰티 열풍으로 메이크업에 대한 20-40대 남성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신문은 일본 내 K-뷰티가 주목받게 된 이유로 소셜미디어(SNS)에서 한국 남성 아이돌들의 메이크업 스타일이 화제가 되고 있는 상황을 지목했다.

담배 제조 업체에서 영업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남성 미야자키 시유(27)는 “SNS에서 윤기 있는 피부 표현으로 유명한 한국 남자 아이돌들의 사진을 봤다”이라며 “한국 남자 아이돌들처럼 과하지 않고 자연스러운 피부를 갖기 위해 피부 관리, 특히 보습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피부 관리를 위해 기름진 음식과 술도 피한다는 그는 지난해 한국으로 뷰티 여행도 다녀왔다.

화장품 매장이나 메이크업샵에 원하는 스타일이라면서 한국 아이돌 사진을 가져오는 고객들도 많다고 한다. 도쿄 도시마구에 위치한 쇼핑몰 ‘에솔라 이케부쿠로’의 화장품 매장의 매니저 구스다 후미카는 “요즘 남성 단골 고객이 늘고 있다”며 “자연스러운 메이크업을 선호하는 남성 고객들이 한국 아이돌들의 스타일을 하고 싶어 한다”고 설명했다.

일본의 라이프스타일 체인점 ‘로프트’의 홍보 담당자는 “젠더 중립성이 확산되면서 요즘은 남성들도 망설임 없이 화장품을 선택하는 분위기”라며 최근 28세 남성 고객이 한국 화장품을 구입한 이야기를 전했다.

이런 추세를 반영해 한국 뷰티 브랜드가 남자 아이돌을 광고모델로 내세우는 사례도 늘고 있다. 대표적으로 아모레퍼시픽의 컨템포러리 뷰티 브랜드인 헤라는 지난해 그룹 스트레이키즈의 멤버 필릭스를 글로벌 앰버서더로 선정했다. 브랜드 최초 남성 앰버서더다. 헤라는 필릭스의 글로벌 캠페인 영상을 일본에서 최초로 공개하는 등 필릭스를 앞세워 일본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지난해 7월 8일 일본 도쿄 이케부쿠로의 세이부 이케부쿠로 백화점에서 리뉴얼된 화장품 매장 전경. 로이터=연합뉴스


일본 K-뷰티 점유율, 32.6%로 압도적 1위


일본 내 K-뷰티의 인기는 구체적인 지표로도 확인할 수 있다. 일본화장품수입협회(CIAJ)가 발표한 화장품 수입 데이터에 따르면 2025년 1분기 기준, K-뷰티가 일본 전체 화장품 수입에서 32.6%의 점유율로 1위를 차지했다. 글로벌 뷰티 브랜드를 다수 보유한 프랑스는 2위로, 점유율이 21.2%에 그쳤다.

CIAJ는 “한국과 프랑스 간 점유율 격차는 11.4%포인트로, 전년 대비 5.5%포인트 증가했다”고 전했다. CIAJ에 따르면 K-뷰티는 스킨 케어와 색조 메이크업 분야 모두에서 꾸준한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재택근무 중 화상회의를 하며 눈썹을 다듬고 있는 남성의 모습. 사진 챗gpt


코로나로 화상회의 많아지자…“얼굴 정돈 욕구 생겨”


신문은 그러면서 일본의 젊은 남성들 사이에서 불고 있는 메이크업 열풍의 배경에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의 재택근무를 하며 남성들의 인식이 바뀐 부분도 있다고 언급했다. 원격 회의를 하며 자신의 얼굴을 화면을 통해 볼 기회가 늘어나자 남성들도 피부나 눈썹 모양 등 자신의 얼굴에서 어떤 부분이 어색한지 인식하게 됐고, 이를 정돈하고 싶은 욕구가 자연스레 생겨났다는 것이다.

신문은 남성 메이크업에 대한 사회적 인식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의 시장 조사기관 ‘인티지’가 2024년 실시한 설문에 따르면 응답자의 약 60%가 남성 메이크업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으며, 부정적 의견은 10% 미만에 그쳤다. 신문은 “남성의 메이크업에 대한 사회적 수용 확대에 힘입어 남성 그루밍 시장은 앞으로 더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관측했다.



하수영([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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