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성환 기자] 안세영(24, 삼성생명)이 고비를 넘었다. 그가 '최대 난적' 천위페이(28·중국)를 꺾고 전영 오픈 2연패에 성큼 다가섰다.
여자 단식 세계랭킹 1위 안세영은 8일(한국시간) 영국 버밍엄의 유틸리타 아레나에서 열린 2026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전영 오픈(슈퍼 1000) 4강에서 천위페이(세계 3위)를 상대로 2-1(20-22 21-9 21-12) 역전승을 거뒀다.
이로써 안세영은 짜릿한 역전극을 쓰며 공식전 36연승을 질주했다. 지난해 무려 11승을 거둔 그는 올 시즌에도 말레이시아 오픈과 인도 오픈, 아시아단체선수권에서 모두 정상에 등극하며 독주 체제를 이어가고 있다. 이번 대회에서도 '동남아 최강' 푸트리 쿠수마 와르다니(인도네시아·세계 6위)에 이어 천위페이까지 잡아내며 패배를 잊었다.
특히 안세영은 '숙적'으로 불리는 천위페이와 통사 맞대결 전적에서 15승 14패를 기록하며 마침내 우위를 점했다. 이제 그는 결승 무대에서 한 번만 더 승리하면 한국 선수 최초로 전영 오픈 2연패와 3회 우승을 달성하게 된다. 안세영은 2023년 대회에서 처음 챔피언이 됐고, 지난해 다시 우승하며 정상을 탈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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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안세영과 천위페이는 모두가 주목하는 라이벌 구도답게 팽팽한 승부를 펼쳤다. 1게임은 천위페이의 몫이었다. 천위페이는 안세영과 시소게임을 선보이면서 오히려 앞서 나갔다.
흐름을 잃은 안세영은 다시 13-12로 역전하기도 했지만, 범실까지 겹치면서 5연속 실점했다. 점수는 어느새 16-20으로 천위페이의 게임 포인트. 안세영은 막판 뒷심을 발휘하며 20-20 듀스를 만들었으나 마지막 공격이 라인을 넘으면서 1게임을 내줬다.
2게임 역시 초반 주도권 싸움이 치열했다. 안세영은 천위페이와 랠리를 주고받으며 근소한 우위를 유지했다. 하지만 중반 들어 균형의 추가 무너졌다. 안세영은 지쳐버린 천위페이를 상대로 9-8에서 연속 7득점을 올리며 승기를 잡았고, 그대로 2게임을 따냈다.
발놀림이 무거워진 천위페이는 더 이상 안세영의 상대가 될 수 없었다. 안세영은 3게임에선 빠르게 치고 나가며 격차를 벌렸다. 결국 그는 천위페이의 행운의 샷에도 흔들리지 않고, 연속 득점을 올리며 경기를 매조지었다. 1시간 13분의 혈투 끝에 안세영이 2년 연속 결승 진출의 주인공이 되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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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 오픈은 1899년 첫 대회를 시작으로 127년에 빛나는 배드민턴 최고(最古) 역사를 자랑한다. BWF 월드투어 슈퍼 1000급 대회 중에서도 가장 높은 랭킹 포인트와 상금 규모로 엄청난 권위를 지닌 대회다.
이제 한국 남녀 선수 최초로 전영 오픈 2연패에 도전하는 안세영. 그의 마지막 상대는 왕즈이(중국)다. 세계 랭킹 2위 왕즈이는 4강에서 일본의 야마구치 아카네(세계 4위)를 2-0(21-15 21-19)으로 누르고 올라왔다.
지난해 전영 오픈 결승 '리매치'가 성사됐다. 다시 한번 대회 가장 높은 곳에서 맞붙게 된 안세영과 왕즈이. 이번에도 안세영이 승리하며서 한국 배드민턴 새 역사를 쓸지 혹은 왕즈이가 복수에 성공할지 관심이 쏠린다.
상대 전적에서는 안세영이 압도적이다. 그는 왕즈이와 22차례 만나 18승 4패를 기록하며 천적으로 군림 중이다. 특히 최근 10번의 맞대결에서 10전 전승을 달리고 있기에 자신감 넘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