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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공격 사과" 몇시간 뒤 또 공습…걸프국 "보복 가능" 경고

중앙일보

2026.03.07 17:19 2026.03.07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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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현지시간) 바레인 마나마의 바레인금융하버 건물들 위로 이란산 드론이 요격당해 연기가 치솟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이 걸프 국가들에 사과하며 공격 중단 방침을 밝혔지만, 불과 몇 시간 뒤 바레인과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등 걸프 국가들이 다시 이란의 공격을 받으면서 역내 긴장이 한층 고조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카타르 등은 공격이 계속될 경우 보복에 나설 수 있다고 경고했다.

AP, AFP,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7일(현지시간) 바레인 수도 마나마에서는 이란의 공습으로 주택 등 건물에 화재가 발생하고 물적 피해가 이어졌다. 바레인 내무부는 관련 피해 사실을 확인했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바레인 내 주파이르 미군기지를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IRGC는 해당 기지에서 이란 내 담수화 시설을 겨냥한 공격이 있었다며, 이에 대한 대응으로 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UAE도 이날 저녁 두바이 상공에서 이란 미사일과 드론을 요격했다고 발표했다. UAE 국방부에 따르면 방공망이 공격을 차단했지만, 두바이 알바르샤 지역에서는 요격된 물체의 잔해가 차량 위로 떨어지면서 아시아계 운전자 1명이 숨졌다.

앞서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같은 날 국영 TV 연설을 통해 “임시 지도자위원회가 이웃 국가들이 이란을 공격하지 않는 한 이들에 대한 공격을 중단하는 방안을 승인했다”며 “이란의 공격을 받은 이웃 국가들에 개인적으로 사과한다”고 밝혔다.
5일 카타르 도하 상공에서 이란산 미사일이 요격 미사일에 격추돼 연기가 치솟고 있다. EPA=연합뉴스

하지만 이후 공격이 재개되면서, 그의 사과는 걸프 국가들의 분노를 누그러뜨리고 보복 가능성을 차단하려는 시도였다는 해석에도 불구하고 실효성을 잃게 됐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페제시키안 대통령의 사과에 앞서 사우디아라비아는 이미 보복 가능성을 언급하며 이란에 자제를 촉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복수의 소식통은 파이살 빈 파르한 알사우드 사우디 외무장관이 이틀 전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과 통화했다고 전했다.

이 통화에서 사우디 측은 자국 영토나 에너지 인프라를 겨냥한 공격이 계속될 경우 보복이 불가피하며, 자국 내 미군 기지를 이란 공격 대응에 활용하도록 허용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이란은 걸프 국가 자체를 겨냥한 것이 아니라 이들 국가 내 미군 기지를 공격한 것이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또 사우디 측에 역내 미군 기지를 폐쇄하고 미국의 공격에 활용될 수 있는 정보 공유를 중단하라고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라그치 외무장관은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이웃 국가의 영토가 이란 공격에 사용되지 않는다는 전제 아래 페제시키안 대통령이 역내 긴장 완화에 열려 있다는 뜻을 보였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를 즉각 묵살했다”며 주변국 공격의 책임을 미국에 돌렸다.

그는 또 “전쟁이 미국의 협상력을 높이지 않을 것이라고 트럼프 대통령의 특사들에게 경고했다”며 “그 경고가 제대로 전달됐는가”라고 반문했다.

이란 내부 강경파도 대걸프 압박 기조를 거듭 확인했다. 임시 지도자위원회의 또 다른 위원인 골람호세인 모흐세니 에제이 사법부 수장은 “역내 일부 국가의 지형이 적의 손에 들어가 우리를 상대로 한 공격에 사용되고 있다”며 “이들 목표물에 대한 강화된 공격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고 AP통신은 전했다.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의회 의장 역시 “역내 미군 기지가 계속 존재하는 한 이들 국가는 평화를 누릴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란의 공습이 이어지자 카타르도 강경 대응 가능성을 내비쳤다. 카타르 국영통신에 따르면 셰이크 타밈 빈 하마드 알사니 카타르 군주는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하고, 이란의 지속적인 공습으로 역내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을 논의했다.

카타르 군주는 이 자리에서 자국의 안전과 주권, 국익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주저 없이 취하겠다고 밝혀 사실상 보복 가능성을 경고했다.

한편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와 통화하고 이란산 드론 대응을 지원하겠다고 제안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텔레그램을 통해 “우크라이나는 수년간 이란이 설계한 샤헤드 드론과 싸워왔고, 세계 어느 나라보다 많은 경험을 갖고 있다”며 지원 의사를 밝혔다.



정재홍([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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