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세상을 떠난 윤(가명)이는 곧바로 인천에 있는 주안영안실로 옮겨졌다. 윤이는 기초생활수급자인 친모 밑에서 자랐다. 그런 엄마가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긴급 체포되면서 마지막 길을 지켜줄 사람이 없어졌다. 조부모는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고, 이모들이 있지만 이들 역시 가정 형편이 매우 어려워 장례식을 진행하지 못하는 처지였다.
안타까운 소식을 접한 영안실 관계자가 소외계층 장례를 지원하는 ‘부귀후원회’에 도움을 청했고, 간소하게나마 장례가 진행된 것이다. 이자민 주안영안실 대표는 “아이를 수습하러 갔는데 갈비뼈가 다 드러날 정도로 말라 있었다”며 “옷과 기저귀도 입지 않고 있었다. 아이를 이대로 보낼 수 없어 부귀후원회에 도움을 청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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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의 대신 꽃무늬 옷 입혀
비록 조문객을 맞을 빈소도 없고 제물도 준비되지 않았지만, 부귀후원회 관계자들은 윤이의 마지막 길만은 외롭지 않도록 관을 꽃으로 가득 채웠다. 신장이 70㎝ 남짓이었던 윤이 보다 훨씬 큰 120㎝ 길이의 관이었다. 작은 윤이 몸에 맞는 수의도 없어 대신 꽃무늬 옷을 입히기로 했다. 윤이에게 새 옷을 입혀주던 업체 관계자도 아이의 마지막 모습에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입관 준비를 마치자 윤이의 이모 등 유족이 영안실에 도착했다. 영정도 마련되지 않아 영안실 관계자가 이모에게 받은 사진으로 급하게 영정을 만들었다. 꽃이 가득한 관에 누운 윤이를 보자 유족들은 “윤아 너무 미안해. 예쁜 우리 윤이 잘 가”라고 말하며 한참을 오열했다. 유족들은 윤이의 관에 “예쁜 우리 윤이, 오늘 하늘에 소풍 가는 날이야. 하늘에서 맛있는 밥 먹고 친구들, 언니, 오빠랑 재밌게 놀다가 이모 딸로 와줘. 그때는 우리 많은 추억 만들고 여행 많이 다니자. 사랑해”라는 마지막 인사를 남겼다.
윤이 유골은 이날 인천가족공원에서 화장된 뒤 유족에게 건네졌다. 가기환 부귀후원회 대표는 “이렇게 어린아이의 장례를 지원하는 일은 흔치 않다. 너무 안타까운 일”이라며 “다음 생에는 꼭 좋은 곳에서 태어나 행복하게 자라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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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모는 ‘도주 우려’ 구속
윤이의 친모인 20대 여성 A씨는 전날 오후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구속됐다. 인천지법 김지영 판사는 A씨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도주할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A씨는 인천 남동구 주택에서 윤이를 방임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지난 4일 오후 8시쯤 윤이 이모의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해 숨진 윤이를 발견한 뒤 A씨를 긴급 체포했다. A씨는 이 주택에서 남편 없이 윤이를 포함해 두 명의 자녀를 양육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기초생활수급자로, 경제 사정이 좋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전날 윤이의 시신을 부검한 뒤 “영양결핍으로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1차 구두 소견을 경찰에 건넸다.
A씨는 영장실질심사를 앞두고 "아기에게 미안한 마음이 없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미안하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