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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죽지세 '왕사남' 1100만 돌파…소설 『단종애사』 판매 80배 증가

중앙일보

2026.03.07 23:21 2026.03.07 2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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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왕과 사는 남자'의 한 장면. 영월로 유배 온 단종(박지훈)이 엄흥도(유해진)와 겸상을 하고 있다. [사진 쇼박스]

영화 '왕과 사는 남자'(장항준 감독, 이하 '왕사남')가 8일 오전 11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지난달 4일 개봉한 지 33일째에 세운 기록이다. 영화 '파묘'(40일), '서울의 봄'(36일), '광해, 왕이 된 남자'(48일)보다 빨랐다. '범죄도시4'와는 같은 속도다.

영화 배급사 쇼박스는 이날 오전 '왕사남' 누적 관객수가 1117만명을 넘었다고 밝혔다. 6일 오후 1000만명을 돌파한 직후, 주말 휴일이 시작되자 7일 하루 동안 75만명이 '왕사남'을 봤다. 이는 삼일절 당일(81만명)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기록이다. 이어 이날 오전에만 37만명 넘는 관객이 몰렸다. 쇼박스 측은 현재 속도대로면 이번 주말 1200만명도 무난히 넘길 것으로 예상한다.
왕과 사는 남자의 한장면. 영월 청령포 촌장 엄흥도(유해진)가 마을 사람들에게 유배지가 되면 풍족한 생활을 할 수 있다고 설득하고 있다. [사진 쇼박스]
'왕사남'은 강원도 영월로 유배 간 단종(박지훈)의 마지막 4개월을 그린 팩션 사극이다. 목숨을 걸고 단종의 시신을 수습해 장례를 치른 엄흥도(유해진)라는 인물의 짧은 기록에 상상력을 덧입혀 만들었다. 익숙한 소재인 계유정난을 새롭게 비튼 설정, 권력자의 서사가 아닌 민초의 시각에서 접근한 점 등이 흥행 요인으로 꼽힌다. 특히 비극적 운명의 어린 왕과 그의 마지막을 지켜주는 유배지 마을 사람들 간의 교감에 초점을 맞춘 게 주효했다는 평가다.



1000만 돌파 이틀 만에 1100만… 뒷심 발휘

'왕사남'의 흥행 속도는 보통 천만 영화와 달리 시간이 지날수록 빠른 양상을 보인다. 200만 관객 돌파까지 12일이 걸렸는데, 이후부턴 1~3일 간격으로 100만명씩 불어났다. 애초에 흥행 기대가 크지 않았는데, 입소문이 나며 뒷심을 발휘한 결과다. 개봉 3주차에 설 연휴를 맞은 것도 흥행을 도왔다. 멀티플렉스 CGV 마케팅팀 분석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관객들은 검증된 영화를 보려는 경향이 강해졌다. 개봉 이후 약 2주간의 입소문이 흥행에 중요해진 것이다. '왕사남'도 개봉 1~2주차에 20~40대 여성 관객을 중심으로 입소문이 나기 시작해 3주차에 설 연휴를 맞으며 가족 단위 관람객이 크게 늘어 흥행 속도가 빨라졌다. '단종 앓이'에 빠진 관객의 'N차 관람'(2번 이상 관람)도 이어지고 있다.
영화 '왕과 사는 남자'의 역사적 배경이 된 강원 영월군 청령포에 관광객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8일 단종과 정순왕후 동상 앞에 관광객이 몰렸다. [연합뉴스]

'단종 앓이'는 영화관 밖에서도 나타난다. 영화의 배경이 된 영월군은 올해 청령포·장릉의 누적 관광객 수가 두 달 만에 10만명을 돌파했다(7일 오후 2시 10만 2143명)고 밝혔다. 지난해에는 6월 들어서야 관광객 10만 명을 넘겼다. GS리테일에 따르면 영월 지역 편의점 GS25 점포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5%~54% 증가했다. 단종에 관한 책도 판매가 급증했다. 인터넷 서점 예스24에 따르면 영화 개봉 이후 한 달간(2월 4일~3월 3일) 단종 관련 도서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2565.4% 증가했다. 어린이 역사서부터 조선왕조실록, 고전 소설 『단종애사』 까지 장르도 다양하다. 특히 『단종애사』 판매량은 약 80배 증가했다.
8일 서울 종로구 교보문고 광화문점에 '조선왕조실록'을 키워드로 한 도서 등이 진열되어 있다. [연합뉴스]

오랜만의 천만 영화 탄생으로 이야깃거리에서 소외되지 않으려는 관객이 몰리는 것도 '뒷심 흥행'의 한 요소로 풀이된다. 윤성은 영화평론가는 "OTT를 통해 너무 많은 콘텐트가 쏟아져 나오면서 국민 대다수가 공통으로 얘기할 수 있는 콘텐트가 사라졌다. 이런 상황에서 '1000만명이 본 영화'라는 건 '공통된 이야깃거리'라는 의미가 생기기 때문에 애초 관람 계획이 없던 이들이 후반부 관람 대열에 합류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은혜([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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