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에서 제명된 한동훈 전 대표가 전국을 돌며 6·3 지방선거의 활로를 찾는 장동혁 지도부의 움직임을 가로막는 역류를 일으키고 있다. 지난달 26일부터 사흘 간 대구를 찾었던 한 전 대표는 지난 7일에는 부산 구포시장과 온천천을 찾아 세몰이를 했다.
그는 부산에서도 지방선거 출마 여부에 대해선 “선거 일정이 나온 것도 아니지 않나”라고 말을 아꼈지만 “보수 재건에 집중하겠다. 우린 지긋지긋한 탄핵의 바다를 건너야 하고, 그 배를 제가 몰겠다”며 자신의 역할을 강조했다. 친한계인 배현진 의원에 대한 당 윤리위원회의 징계의 효력을 법원이 정지시킨 것을 두곤 “그게 지금 ‘윤 어게인’인 한 줌 당권파가 이끄는 국민의힘의 현주소다.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장동혁 대표를 직격했다.
한 전 대표가 정부·여당과 맞서는 그림도 펼쳐지고 있다. 이재명 정부를 향해 “코스피 주가지수가 5000, 6000을 찍고 있는데 이는 이 정부 정책 때문이 아니라 반도체 사이클이 돌아오면서 좌우된 현상”이라며 “윤석열 전 대통령이 계엄 하지 않고 아직 정치하고 있었으면 역시 5000, 6000을 찍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한 말은 곧바로 여권의 반격을 불렀다. 이튿날 더불어민주당에서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핵심은 윤석열과 그 일당”(김현정 원내대변인), “국민 상처와 트라우마에 전혀 공감하지 못한다는 자백”(박지혜 대변인)이라고 비난이 쏟아지자 한 전 대표는 “단체로 긁혀서 공격 중이다. 주가는 내 덕, 환율과 물가는 남 탓이냐는 제 말 중 틀린 것이 있나”라고 반박하며 이슈를 키웠다.
한 전 대표와 가까운 야권 인사는 “지방선거 뒤 장동혁 대표와 지도부의 소멸은 불 보듯 뻔한 수순 아닌가”라며 “지역 순회는 보수 진영의 재건과 ‘넥스트 스텝’을 염두에 둔 한 전 대표가 직접 민심을 다독이자는 포석”이라고 설명했다. 자신의 출마설이 제기된 대구와 부산을 먼저 돈 것에 대해선 “최후의 선택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지지세를 확보하고 기대감도 고취하려는 전략적 행보”(부산 지역 의원)라는 해석도 있다.
한 친한계 의원은 “한 전 대표가 실제로 출마를 할지, 한다면 어느 지역에 나설지 미정이지만 무소속이기 때문에 후보 등록까지 시간적 여유가 있고 여론을 살필 기회도 더 많다”고 말했다. 통상 경선 등을 거치는 정당 후보들은 당의 공천 스케줄에 맞춰 미리 후보 등록을 해야 하지만, 한 전 대표는 이론적으로 공직선거법에 따른 후보 등록일인 5월 14~15일까지만 출마지를 정하면 된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부글부글 끓고 있다. 당 관계자는 “지방선거를 목전에 두고 지역에서 지도부를 비난하면서 당을 갈라치기 하는 것은 해당 행위”라며 “장 대표가 내색하진 않지만, 상당히 불쾌해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지도부 인사는 “선거 전 당을 의도적으로 흔드는 한 전 대표의 행위를 지방선거 뒤에도 당원들이 기억하고 심판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