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스포츠 간판스타 김윤지(19·BDH파라스)가 한국 여성 선수 최초로 동계 패럴림픽 금메달을 따냈다.
김윤지는 8일(한국시간) 이탈리아 테세로 크로스컨트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패럴림픽 바이애슬론 여자 스프린트 좌식 12.5㎞에서 38분00초1의 기록으로 12명 중 1위에 올랐다. 독일의 안야 비커가 38분12초9로 은메달을, 켄달 그레치(미국)가 38분36초1로 동메달을 땄다. 패럴림픽에서 무려 20개의 메달을 따낸 전설 옥사나 마스터스(미국)가 38분47초9로 4위에 올랐다.
김윤지는 동계 패럴림픽 역사상 역대 두 번째 금메달리스트가 됐다. 2018년 평창 대회에서는 신의현이 크로스컨트리 스키 남자 클래식 좌식 7.5㎞에서 금메달을 따냈다. 한국 여성 선수로는 최초로 개인 종목에서 메달을 수확하는 이정표도 세웠다. 2010년 밴쿠버 대회 휠체어컬링 혼성 4인조 경기에서 강미숙이 은메달을 딴 적은 있지만, 개인 종목에서 시상대에 오른 여자 선수는 김윤지가 최초다.
바이애슬론은 크로스컨트리 스키와 사격이 결합된 경기다. 개인 12.5㎞ 경기에서는 총 4차례 사격을 한다. 한 번 사격에 임할 때마다 5발을 쏘며 못 맞춘 표적 1발당 기록에 1분이 추가된다. 주행에 강점이 있는 김윤지는 첫 사격 전까지 선두를 달렸다. 다섯 발을 모두 맞춘 김윤지는 계속 1위를 유지했으나 두 번째 사격에서 두 발을 놓쳐 5위로 밀려났다. 그러나 이후엔 모두 명중시켰고, 마지막 주행에서 선두로 나선 뒤 추격을 허용하지 않으며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2006년 6월생인 김윤지는 선천적 이분척추증 척수수막류를 안고 태어났다. 세 살 때 재활 목적으로 수영을 시작했고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본격적으로 장애인 스포츠를 시작했다. 당초 수영으로 엘리트 선수로서 첫 걸음을 뗀 김윤지는 중학교 3학년 때인 2020년엔 노르딕스키를 시작했다. 최초로 전국장애인체육대회에서 동·하계 대회에서 모두 신인상과 최우수선수(MVP)를 수상했다.
2025년 3월 국제스키연맹(FIS) 노르딕스키 세계선수권 파라 크로스컨트리 스키 여자 좌식 스프린트에서 우승하며 세계적인 수준으로 발돋움한 김윤지는 이번 패럴림픽 금메달 후보로 꼽혔다. 그러나 패럴림픽 첫 경기였던 지난 7일 바이애슬론 스프린트 7.5㎞ 경기에서는 사격에서 부진해 4위에 머물렀다. 하지만 두 번째 레이스에서는 당당히 1위에 오르며 한국 장애인 체육계 새 역사를 썼다.
김윤지는 학업에도 힘을 쏟고 있다. 지난해 자신과 같은 장애 학생들을 가르치는 특수교사를 배출하는 한국체대 특수체육교육과에 입학했다. 1학년 1학기에는 과 수석까지 차지하는 등 학업 성적도 우수하다. 그는 대회를 앞두고 "패럴림픽을 위해 지난 학기엔 휴학했지만 공부와 성적,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싶다"고 했다.
김윤지는 사상 첫 2관왕 도전에도 나선다. 특히 사격을 실시하지 않는 크로스컨트리에서는 추가 금메달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