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국가대표의 저력을 보여줬다. V리그에서 첫 시즌을 마무리하는 시마무라 하루요(34·페퍼저축은행)가 또 한 번 눈부신 활약을 펼쳤다.
페퍼저축은행은 8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2025~26시즌 진에어 V리그 6라운드 현대건설과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3-1(25-23, 22-25, 25-23, 27-25)로 이겼다. 이미 봄 배구 진출은 좌절됐지만,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이며 2위 현대건설을 격파했다. 승리의 수훈갑은 미들블로커 시마무라였다. 양팀 통틀어 최다인 22점(공격성공률 67.7%)을 기록하며 상대를 압도했다. 조이가 경기 직전 발목 부상을 당해 빠졌으나, 시마무라가 맹활약했다. 시마무라는 "조이가 부상당했지만, 본인이 제일 힘들기 때문에 남은 선수가 모두 힘을 내자고 했다"고 말했다.
이번 시즌 시마무라의 활약은 대단하다. 미들블로커임에도 득점 11위에 올랐다. 해당 포지션으로는 작은 키(1m82㎝)지만, 빠른 발을 활용한 이동공격은 알고도 못 막는 수준이다. 이동공격과 속공 모두 2위에 올라 있고, 블로킹은 11위를 마크하고 있다. 창단 이후 줄곧 최하위였던 페퍼저축은행은 시마무라와 조이를 앞세워 탈꼴찌에 성공했다.
일본 국가대표 출신인 시마무라가 해외 리그에 도전한 건 처음이다. 페퍼저축은행은 시마무라의 합류로 큰 힘을 얻었다. 그동안 미들블로커진이 약했던 페퍼저축은행이지만 올 시즌은 완전히 달라진 모습을 보이며 창단 이후 처음으로 탈꼴찌에 성공했고, 최다승 기록도 넘어섰다. 장소연 페퍼저축은행 감독은 "실력적으로 나무랄 데가 없다. 코트에서도, 밖에서도 베테랑으로서 이런저런 얘기도 많이 해준다. 평상시 생활할 때도 착실하게 해줬다"며 고마워했다.
시마무라는 "이번 시즌은 설렘이 많은 시즌이었다. 좋은 것도, 나쁜 것도 많았는데 서른이 넘어서 도전하고 한국에 올 수 있어 행복했다. 남은 시즌 경기도 전력으로 임하겠다"고 말했다. 시즌 후 계획에 대해선 "예정된 건 없다. 일본 외에서 배구를 하고 싶긴 하다. 대표팀에 발탁이 된다면 거기엔 참가할 것"이라고 했다.
배구선수로서 황혼기지만 그는 여전히 배움을 찾고 있다. 시마무라는 "일본에선 2단 공격을 많이 경험해보지 못해서 네트에서 떨어져도 공격하는 기술을 많이 하지 못했는데 배워가는 것 같다"고 했다.
내년에도 시마무라가 페퍼저축은행, 또는 V리그에서 뛸지는 모른다. 하지만 해외 리그 도전에 대한 의지는 확고하다. 시마무라는 "배구를 하면서 그 나라의 배구 뿐 아니라 문화도 접할 수 있었다. '내 플레이 뿐 아니라 그 나라에서 경기에 나갈 수 있는 레벨이 될 수 있구나'란 걸 실감했다. 그래서 한 번 더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고 했다.
이날 은퇴식을 가진 양효진에 대해선 "양효진 선수가 한국의 베스트 미들블로커였다. 훌륭한 선수다. 같이 경기를 해보면 상대로서 같이 경기하기 싫은 선수고, 페인트인지 알고도 잡지 못해 짜증이 났다"고 웃으며 "기술을 따라하고도 싶었다. 마지막 경기를 같이 할 수 있어 좋았다. 100% 모든 능력을 쏟아붓고 싶었다. 감사하다는 말 밖에 드릴 수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