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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L 선두' 아스널 세트피스로 21골...추한가, 아름다운가

중앙일보

2026.03.09 02:25 2026.03.09 0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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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한국시간) 첼시와의 프리미어리그 경기에서 공중 볼을 다투고 있는 아스널의 가브리엘 마갈량이스(왼쪽)와 데클란 라이스(가운데), 윌리엄 살리바(오른쪽). 로이터=연합뉴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선두 아스널은 올 시즌 코너킥·프리킥·스로인 등 세트피스로만 무려 21골을 넣었다. 30경기에서 터트린 59골 중 3분의 1에 달한다. 그 중 코너킥 득점만 16골이며, 20승(7무3패) 중 코너킥으로 결승골을 터트린 게 9경기다. 두 기록 다 단일 시즌 최다 타이다.

미켈 아르테타 아스널 감독은 10년 전부터 축구에서 세트피스 중요성에 꽂혔고, ‘세트피스 선구자’ 니콜라스 조버 코치를 맨체스터시티에서 모셔왔다.

영국 BBC는 세트피스로 승리를 ‘적립’하는 아스널을 둘러싼 논쟁을 소개했다. 세트피스도 존중받을 만한 ‘아름다운 전술’이라는 옹호론과 축구의 본질을 해치는 ‘추한 플레이’라는 비판이 맞서고 있다.

블랙번 우승 멤버 크리스 서튼은 “세트피스 위주인 아스널이 우승한다면 EPL 역사상 가장 추한 우승팀이 될것”이라고 비판했다. 데클란 라이스나 부카요 사카가 코너킥을 올리면, 골대 먼 곳에 있던 선수까지 몰려가, 페널티 박스 내 최대 16명이 엉켜 득점을 올린다.

네덜란드 축구 전설 루드 굴리트는 지난 2일 아스널-첼시전 3골 모두 코너킥에서 나오자 “선수들이 코너킥을 얻어내려고 애쓴다. 축구가 끔찍해졌다”고 지적했다. 아스널이 코너킥을 차기 전에 45초~1분이나 쓰자 규정 변경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반면 세트피스가 강점이라면 활용하지 않을 이유가 없고, 수비적인 팀을 상대로 공격 물꼬를 틀 때 효과적이라는 옹호론도 있다.

아스널 아르테타 감독. AP=연합뉴스
바야흐로 EPL은 ‘세트피스 전성시대’다. 올 시즌 전체 득점 5분의 1이 코너킥 골이다. 이미 138골로 지난해 135골을 넘어섰다. 세트피스에 지나치게 집중하는 시류에 편승한 아르네 슬롯 리버풀 감독조차 “세트피스 비중이 커지면서 보는 재미가 사라졌다. 10~15년 전 FC바르셀로나(스페인) 축구가 그립다”고 개탄했다. 영국 더 타임스는 “세트피스는 선수 11명 뿐만 아니라 여러 스태프의 정보와 설계, 노력이 담긴 합작품으로, 이를 폄훼하는 건 야박하다. 하지만 슬롯 감독처럼 의문을 품는 것도 틀린 말은 아닐 것”이라고 평했다.

아르테타 현 아스널 감독은 “나도 아름다운 축구를 구사하고 싶지만 현실 축구는 그렇지 않다. 그런 축구를 보고 싶다면 다른 나라로 가야 한다”고 했다. 아스널은 22년 만에 EPL 우승을 향해 순항 중이다. 20승7무3패(승점67)로 2위 맨시티(승점 60)와 승점 7점 차이다. FA컵은 8강, 리그컵은 결승에 올랐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도 16강에 진출했다. ‘세트피스FC’라고 조롱받고 있지만 4개 대회 석권을 노리고 있다.



박린([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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