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가 밝으면 많은 사람들이 새로운 다짐을 한다. 많은 다짐 중 하나는 아마도 “새해에는 살을 빼고 건강해지겠다”가 아닐까? 그래서인지 해마다 새해가 되면 동네 헬스장은 신입 회원들로 북적거렸다.
그런데 올해는 사정이 좀 다르다고 한다. 힘든 운동이나 식이 요법을 하지 않고도 날씬해지는 길이 열린 것이다. 바로 비만 치료제다. 현재 가장 주목받고 있는 비만 치료제는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을 기반으로 한다. GLP-1은 식사 후 장에서 분비되어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고 포만감을 유도하는 천연 호르몬이다. 우리 몸의 장과 췌장은 포만과 배고픔을 알리는 호르몬을 보내고, 뇌는 그 신호를 해석해 “먹을까, 멈출까”를 결정한다.
GLP-1 기반의 비만 치료제는 포만감 신호를 강화해 뇌가 이미 배부르다고 느끼게 만든다. 그러면 식욕이 억제되고 위장 운동이 지연되어 혈당 조절 및 체중 감량 효과를 보이게 된다. 한마디로 뇌로 가는 신호를 조작해 뇌가 배부르다고 느끼게 속이는 것이다.
하지만, 약이 식욕 신호를 바꿀 수는 있어도, 뇌의 기본 설정값까지 바꿔 주지는 않는다. 약을 중단하면 요요현상이 일어나는 이유다. 뇌는 반복을 기억한다. 반복된 행동 뒤에 보상이 계속 따라오면, 뇌는 그것을 안전하고 다시 해도 되는 선택으로 저장한다. 그래서 “운동해야지”보다 “운동하고 나니 기분이 좋아졌다”가 더 중요하다. 이때 선택은 ‘저녁 식사 후 10분 걷기’처럼 작고 구체적일수록 좋다. 같은 상황에서 같은 행동이 반복되면, 뇌는 그것을 자동화해 에너지를 아낀다. 약은 일시적으로 신호의 강도를 바꿀 수 있다. 그러나 뇌를 바꾸는 것은 생활의 반복이다. 약으로 뇌를 속이는 것보다, 일상의 선택과 습관을 통해 뇌가 건강한 선택을 기본값으로 삼도록 길들이는 편이 훨씬 더 지속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