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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부는 사택 안마기, 부하는 명품 커플링…농협 기막힌 ‘비리 협동’

중앙일보

2026.03.09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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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강호동 농협중앙회장 등 농협 간부들의 횡령 등 혐의에 대해 수사를 의뢰한다고 밝힌 9일 서울 중구 농협중앙회 본부. [연합뉴스]
정부가 강호동 농협중앙회장 등 농협 핵심 간부들의 횡령·금품수수 혐의에 대해 수사의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9일 국무조정실·농림축산식품부 등 정부합동 특별감사반에 따르면 강 회장은 농협재단 핵심간부 A를 통해 2024~2025년 재단 사업비 4억9000만원을 유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중앙회장 선거에 도움을 준 조합장 등에 대한 답례품 제공·골프대회 협찬 비용으로 지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강 회장은 지난 2월 한 지역조합운영위원회로부터 회장 취임 1주년 기념 황금열쇠 10돈(580만원 상당)을 받았다가 돌려줘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도 받는다.

핵심 간부들도 혐의를 받고 있다. 감사 결과 강 회장을 도운 간부 A가 재단 사업비 1억3000만원을 빼돌려 자신의 안마기 구입, 자녀 결혼식 비용 등으로 쓴 정황이 드러났다. 재단 직원 B와 C는 공금으로 A의 사택 가구를 구매하다가, 그중 일부 자금을 빼돌려 명품 커플링 350만원 어치를 구매했다.

무분별한 직상금 집행 문제도 도마 위에 올랐다. 직상금은 중앙회장 등이 직원에게 지급하는 포상금의 일종이다. 최근 5년간 직상금 지급액은 75억원이며 이 중 농협중앙회장이 지급한 금액만 약 40억원이다. 정부는 농협이 객관적 성과 평가 없이 특정 회원조합과 부서에 선심성으로 무분별하게 지급했다고 지적했다.

농협중앙회장과 임원들은 신협 등 다른 협동조합에 비해 최소 3배 이상 많은 퇴직금과 고가의 업무용 사택을 제공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전 농협회장이 퇴직금 3억2000만원을 수령했는데 절차도 ‘자의적’이라고 지적했다. 전무이사가 지급기준을 정하면, 회장이 의장인 이사회에서 의결하는 식이다.

중앙회가 농협경제지주의 요청으로 거액 신용대출을 부적절하게 취급하거나, 퇴직 임원이 재취업한 업체에 거액을 대출하는 등 특혜성 대출·투자 사례도 다수 발각됐다.

하지만 농협의 내부통제 장치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정부는 준법감시인과 감사위원회가 내부인 중심으로 구성돼 핵심 간부의 비리나 특혜성 대출·계약, 방만한 예산 운영을 실질적으로 견제하기 어려웠다고 보고 있다. 정부는 강 회장과 관련한 6건 등 위법소지가 큰 14건을 수사 의뢰하고 지적 사항 96건에 대해선 시정조치가 이뤄지도록 처분할 계획이다. 또한 이번 특별감사와 농협개혁추진단 논의를 통해 근본적인 농협 개혁방안을 마련하고, 조속한 시일 내에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농협중앙회 관계자는 “농협중앙회는 정부합동 특별감사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며 지적된 사항에 대해 제도 개선과 관리체계 보완을 추진하고 유사 사례의 재발 방지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김경희([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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