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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검찰·사법 개혁, 국민 권익이 우선이다

중앙일보

2026.03.09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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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개혁 방안을 둘러싸고 여권에서 분열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 1월 공소청·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설치에 대한 정부안이 나오자 더불어민주당 법사위 강경파 의원들은 “검찰 개혁에 역행한다”고 반발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공소청에 보완수사권을 줄 필요가 있다는 취지를 밝혔지만 강경파는 물러서지 않았다. 결국 민주당은 ‘보완수사요구권’만 주기로 당론을 정했다. 강경파는 검찰총장 명칭도 없애자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자 이 대통령이 연이어 SNS에 글을 올리며 설득에 나서는 모습이다. 지난 7일 이 대통령은 “집권 세력이 됐다고 마음대로 다 할 수도 없고, 그래서도 안 될 것”이라며 “특정 개인이나 집단의 정치적 입지나 선거에서의 유불리가 국가 미래나 국민 편익에 앞설 수 없다”고 했다. 강경파에 대한 불만으로 받아들여졌다. 하지만 딴지일보 등 일부 커뮤니티에 “검찰 개혁 무산되면 지지 철회” 같은 글이 올라왔다. 반대로 친명 커뮤니티에선 강경파 의원들을 “배신자”로 지목하는 등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이 대통령은 어제 또다시 SNS에 “모두를 개혁 대상으로 몰아 빈대 잡자고 초가삼간 태우는 결과가 되지 않게 조심해야 한다”고 적었다. 정성호 장관도 “형사사법제도는 국민 모두의 것”이라고 거들었다. 급기야 국무총리실 검찰개혁추진단 박찬운 자문위원장이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 주장에 우려를 표하며 사퇴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이런 분열에서 보듯 정부 여당이 사법 개혁과 검찰 개혁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국민의 이익과 권리보다 정치적 목적을 우선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 대통령이 올린 SNS 메시지에도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이 대통령은 ‘물을 흐리는 미꾸라지 몇 마리’를 제외하면 대한민국 사법부가 훌륭하다며 자신에게 무죄를 선고한 경우 등을 예로 들었다. 이러면 본인에게 불리한 판결은 사법부가 잘못한 것이란 말이 된다.

이 대통령은 “개혁은 외과시술적으로 하는 것이 옳다”고도 했는데, 법왜곡죄 등 사법 3법은 헌법 개정 사안에 버금갈 정도로 사법 질서에 중대한 변화를 불러올 사안이다. 그럼에도 신속히 국무회의에서 의결했다. 검찰 개혁이든, 사법 개혁이든 국민을 중심에 두고 공론화 과정을 거쳐 가장 합당한 제도를 설계해야 한다. 여권 내부 갈등을 보노라면 이런 원칙보다 헤게모니 싸움에 매달리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을 떨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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