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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사버튼 누른 뒤 ‘죽음의 15초’…미국 감시망에 목숨 내놓은 이란 미사일대원

중앙일보

2026.03.09 08:49 2026.03.09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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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스라엘에 맞선 이란의 ‘창’ 탄도미사일을 두고 양측의 공방이 치열하다. 이란은 중동 10여 개국에 미사일 보복 공격을 하고 있다. 반면에 발사대 제거에 사활을 건 미국과 이스라엘에 의해 이란 탄도미사일 대원들은 사실상 목숨을 내놓은 채 일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공군력과 방공망이 약한 이란은 탄도미사일을 국방의 ‘보검(寶劍)’이자 결사항전의 상징으로 내세우고 있다. 이란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거부 의사에도 이날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의 차남 모즈타바 하메네이를 3대 최고지도자로 선출한 직후 이스라엘을 향해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이란 국영 방송 IRIB는 9일 “당신의 명령에 따르겠다. 사이이드(Sayyid·예언자 무함마드의 후손) 모즈타바”란 글이 새겨진 미사일 사진을 텔레그램에 올렸다.

하지만 발사 업무를 맡은 이란 미사일 운용병은 사지(死地)에 몰려 있다. 미국·이스라엘이 이란 미사일 전력을 무력화할 최고의 방법을 발사대 제거라고 보고 감시하고 있어서다.

발사대는 산악 지하 기지에 있을 땐 발견이 어렵지만 발사대가 발사 지점으로 이동하기 위해 밖으로 나오는 순간 상황이 달라진다. 몇 분 내에 위치를 파악한 미국과 이스라엘이 공습에 나선다. 발사에 성공해도 공습 확률은 더 높아진다. 미사일 발사 버튼을 누른 순간부터 발사까진 15~20초의 시간이 필요하다. 이 기간 열기류와 적외선 신호를 포착한 위성으로부터 좌표를 받은 미군과 이스라엘군이 즉시 타격에 나선다.

FT는 “이란 미사일 운용병은 10분 내 재발사를 하도록 엄격한 훈련을 받지만, 적 감시를 피해 도로변이나 들판에서 발사대를 설치할 경우 재발사까지 30분이 걸린다”며 “이란의 미사일 발사대는 발사 직후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장소가 된다”고 전했다. 미 싱크탱크 워싱턴근동정책연구소의 파르진 나디미 선임연구원도 “며칠밖에 안 되던 이란 미사일 대원의 기대 생존 시간은 이제 몇 시간으로 짧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이유로 이란 미사일 운용병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에서 가장 이념이 투철한 집단이라고 FT가 전했다.

집요한 타격으로 미국과 이스라엘은 이란 미사일 전력이 약화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댄 케인 미 합참의장은 지난 4일 “이란의 탄도미사일 발사 횟수가 개전 첫날에 비해 86% 감소했다”고 말했다. 의도적으로 전력을 아낀 이란이 반격에 나설 거란 관측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여전히 이란이 미사일 발사대 100~200여 기를 보유하고 있다고 추정한다.





이승호([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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