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연합뉴스) 김지연 특파원 = 중동 전쟁에 따른 유가 급등으로 영국에서 물가상승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기준금리에 대한 시장 전망이 연내 추가 인하에서 인상으로 뒤집히면서 9일(현지시간) 국채 가격이 요동을 쳤다.
영국 국채 2년물 금리는 이날 장중 한때 4.239%로 전장보다 0.37%포인트 급등했다. 채권 금리는 가격과 반대 방향으로 움직인다. 주요 7개국(G7) 재무장관이 비축유 방출 등 필요한 조처를 할 수 있다는 공동성명을 내고 난 다음에는 다소 안정돼 0.1%포인트로 상승 폭을 줄였다.
국채 2년물 금리는 지난주 한주간 0.5%포인트 가까이 떨어져 리즈 트러스 정부의 재정계획 실책에 따른 시장 혼란이 벌어졌던 2022년 9월 가장 큰 매도세를 보였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영국 국채 10년물 금리도 이날 장중 한때 0.17%포인트까지 뛰었다가 G7 공동성명 이후 0.02%포인트로 상승 폭을 줄였다.
전쟁 전에 금리 시장에는 잉글랜드은행(BOE)이 현재 3.75%인 기준금리를 연내 1∼2차례 추가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지만, 전쟁이 이어지고 유가가 급등하자 금리 인하 관측은 완전히 사라지고 오히려 연내 1차례 금리 인상 가능성이 57% 반영된 상태다.
할 쿡 하그리브스랜즈다운 선임 분석가는 "많은 투자자가 올해 영국의 금리 인하로 국채 수익이 높을 거란 포지션을 잡아뒀는데, 인하는 이제 없을 것 같으니 시장이 (국채)가격 재평가에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각국 정부가 유권자에 미치는 타격을 줄이려 에너지 시장에 개입한다면 추가로 재정 압박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특히 투자자들은 영국이 취약한 정부 재정 등으로 다른 유럽 국가보다도 에너지 비용 급등 악재에 더 많이 노출돼 있다고 본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로이즈은행은 정부가 새로운 가계 지원 정책을 펼치거나 고물가로 경제성장률이 깎이는 것을 고려하지 않은 상태로 물가상승률이 2.5%포인트 오르는 것만으로도 정부가 잡아둔 236억파운드(46조6천억원) 재정 여유분이 사라질 것으로 전망했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이날 런던의 한 커뮤니티센터를 방문한 자리에서 "이것(전쟁)이 더 길어질수록 우리 경제, 모든 사람들의 생활, 모든 기업에 미칠 수 있는 타격은 더 커진다"며 "철저히 살펴보고 위험을 평가하며 협력하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레이철 리브스 재무장관은 하원에서 "(중동전쟁이) 물가상승률에 상방 압력을 가할 수 있다"면서 난방유 가격 상승을 억제하기 위한 회의를 열고 오는 9월로 예정된 연료세 인상에 앞서 유류 가격을 모니터링하겠다고 밝혔다.
리브스 장관은 석유업계가 이 상황을 가격 인상에 악용하지 말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그는 경쟁시장청(CMA)에 시장에서 폭리를 취하거나 소비자를 착취하려는 징후가 있는지 경계해달라고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G7 재무장관 회의에 참석한 리브스 장관은 재무부가 국제에너지기구(IEA) 비축유 방출 시 이를 지지할 준비가 돼 있다며 "생활 물가와 관련해 가구들을 돕고 공공 재정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일간 가디언은 스타머 총리와 리브스 장관 모두 유가 급등에 따른 생활물가 급등 시 정부가 개입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리브스 재무장관은 중동사태가 완화되는 것이 가계 에너지 비용 상승을 막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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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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