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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 옷, 돈 아깝지 않아"…60조 키즈시장에 '프리미엄' 기류

중앙일보

2026.03.09 13:00 2026.03.09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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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 신세계백화점의 한 아동복 매장에 제품이 진열돼있다. 연합뉴스
국내 출생아 수가 반등하는 가운데 ‘키즈(kids) 시장’이 부활하고 있다. 특히 프리미엄 유·아동용품 선호 현상이 두드러지며 업계도 관련 사업 확대에 나서는 모습이다.

9일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2023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3년간 프리미엄 유아용품 매출은 매년 전년대비 평균 25~30% 증가했다. 신세계백화점도 같은 기간 명품 브랜드가 포함된 수입 아동 제품군 매출이 두 자릿수 규모로 성장했고, 올해 들어 2월까지는 전년 동기 대비 36.6% 매출이 뛰었다.

현대백화점도 관련 실적 성장세가 뚜렷하다. 특히 지난해 유·아동 제품 매출은 전년대비 약 12% 증가했는데, 같은 기간 유·아동 명품 매출은 약 25% 늘며 두 배 넘는 증가율을 보였다.

이는 자녀 한 명에게 아낌없이 지출하는 ‘골드키즈(Gold Kids)’, ‘VIB(Very Important Baby)’ 트렌드에 최근 출산율 반등 흐름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지난해 합계출산율은 0.8명을 기록했다. 합계출산율은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하는 평균 출생아 수를 의미하는데, 2023년 0.72명으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한 후 2024년부터 반등해 상승 흐름을 보인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산하 육아정책연구소의 ‘영유아 가구 양육비용 및 육아 서비스 이용 실태조사’에 따르면 2023년 기준 국내 영유아 가구당 양육비(명목 비용) 월평균 지출액은 150만6000원으로, 2018년 115만1000원에서 31% 크게 늘었다. 미국의 시장데이터 업체 피치북은 지난해 한국 키즈산업 시장 규모가 437억6000만 달러(약 63조원, 1달러=1450원 기준)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서울 서초구 신세계백화점의 한 아동복 매장에 제품이 진열돼있다. 연합뉴스

황진주 인하대 소비자학과 겸임교수는 “최근엔 과거보다 자녀 수가 줄어든 대신 한 명에게 지출을 집중하는 경향이 강해졌다”며 “이로 인해 고가 유·아동품 수요가 꾸준히 이어져 키즈시장의 프리미엄화가 한동안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업계의 대응은 이런 흐름을 그대로 반영한다. 무신사는 지난해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 유·아동 패션 편집숍인 ‘이구키즈 성수’를 선보이고, 올해 1월에는 서울 강서구에 키즈 상품군을 강화한 ‘무신사스탠다드’ 매장을 열었다. 무신사에 따르면 지난해 키즈 라인 상품의 오프라인 매출은 전년대비 무려 6.7배 늘었다.

지난달 20일 서울 강남구 세텍에서 열린 서울베이비키즈페어에서 관람객들이 육아용품을 살펴보고 있다. 뉴스1
특히 품질과 안전성, 디자인 면에서 프리미엄을 내세운 ‘K 아동복·유아용품’은 국내 시장을 넘어 해외 공략도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동남아시아 유아용품 수출은 2018년부터 연평균 13%씩 성장 중이다. ‘블루독’ ‘밍크뮤’ 등 국내 아동복 브랜드를 보유한 서양네트웍스는 싱가포르 ‘오차드 로드’ 등 해외 오프라인 유통망에 직접 진출했다.

‘모윰’ 등 영유아용품 브랜드를 보유한 전문 기업 엘리시아도 프리미엄 육아 제품을 중심으로 해외 확장에 나서고 있다. 엘리시아의 해외 지역 매출 비중은 2020년 4% 수준이었지만 지난해 19%(약 220억원)까지 늘었고, 자체브랜드(PB) 매출 비중도 같은 기간 51.6%에서 88.8%까지 늘어났다. 표순규 엘리시아 대표는 “그동안 유·아동제품은 수입 프리미엄 브랜드를 중심으로 유통해왔지만, PB 개발 역량을 쌓아온 성과가 코로나19 때부터 드러나기 시작했다”며 “국내 양육자들의 눈높이에 맞춘 제품 경쟁력을 바탕으로 해외 시장에서도 K유아용품의 강점을 알릴 것”이라고 말했다.



노유림([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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