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선제공격해 최고 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가 사망하자 팔란티어테크놀로지스 주가는 5거래일 만에 14%가량 뛰었다. 미국 국방부의 핵심 계약업체이자 펜타곤과 각 전투사령부의 인공지능(AI) 기반 운영체제(OS)를 구현하는 팔란티어에 자금이 쏠린 것.
데이터 분석 AI 기업인 팔란티어는 방대한 데이터를 수집, 분석해 유의미한 정보를 추려내는 데 특화돼 있다. 위성 이미지, 드론 영상, 금융 거래 정보, 통신 감청 등 세상에 흩뿌려진 자료를 샅샅이 모아 일정한 패턴과 추이를 찾아내 기밀정보로 가공하는 데 경쟁력이 있다.
팔란티어가 개발에 참여한 국방부의 AI 기반 정보 분석 플랫폼 ‘메이븐 스마트 시스템(MSS)’은 이번 이란 공격에서 역할을 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MSS는 앤트로픽의 AI 모델 클로드와 결합해 실시간으로 표적 수백개를 설정·제안하고, 정확한 위치 좌표를 제공했다. 미국이 공격 개시 후 첫 24시간 동안 목표물 1000개를 타격한 압도적 공격력 뒤에는 팔란티어가 있었던 셈이다.
미군이 베네수엘라를 급습해 니콜라 마두로 대통령을 체포할 때도,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에도,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 전쟁에도 팔란티어 기술이 등장했다. 가치를 공유하는 서방 국가와만 거래하는 팔란티어는 이스라엘과 우크라이나 정부를 고객으로 두고 있다.
팔란티어의 ‘참전’, AI 기술 실험장 된 전쟁터
우크라이나 전쟁이 터지고 석 달이 지난 2022년 6월 알렉스 카프 최고경영자(CEO)는 ‘사선’을 넘어 우크라이나로 향했다. 폴란드에서 도보로 국경을 넘은 뒤 폐허가 된 육로를 달려 키이우에 도착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을 만난 카프는 “다윗이 현대판 골리앗을 이길 수 있다”고 설득하고 팔란티어의 기술을 우크라이나에 지원했다.
미군이 수집한 데이터를 AI로 분석해 러시아군 움직임을 예측하고, 이를 바탕으로 우크라이나군 지휘관에게 최적의 군사적 선택지를 제안했다.
팔란티어의 ‘참전’으로 우크라이나 전쟁은 밀리터리 테크, 즉 군사 AI 기술 실험장으로 변모했다. 실제 전쟁터에서 AI 기술을 실시간으로 구현할 기회를 얻으면서 팔란티어는 새로운 차원의 실험과 더 많은 데이터를 구축할 수 있게 됐다.
“역사상 가장 중대한 전쟁 양상의 근본적 변화”(마크 밀리 전 미국 합참의장)라는 평가를 얻었다.
팔란티어는 AI 시대를 맞아 군의 ‘해결사’가 되는 꿈을 꾼다. 지정학적 변화와 AI 도입으로 전쟁의 양상이 바뀌고 있지만, 정부는 발 빠르게 대처하는 데 한계가 있다. 그 틈을 메우는 군사 기술 외주화를 노린다.
창업 22년, 방산업계 시가총액 1위 비결
팔란티어 시가총액은 약 3800억 달러(약 568조원)로 록히드마틴(1300억 달러)과 보잉(1200억 달러)의 3배 수준이다.
'팔란티어 연구'는 전투기나 탱크를 만들지 않으면서도 전통의 방산 명가 록히드마틴과 보잉을 가볍게 누르고 가장 몸값 비싼 방산 기업이 된 팔란티어를 추적한다.
창업 22년 만에 방산업계 시가총액 1위에 오른 비결, 기업공개(IPO) 5년 만에 주가가 1600% 상승한 이유를 짚어본다.
실리콘밸리 빅테크 창업자로는 드물게 엔지니어 출신이 아닌, 철학을 전공한 피터 틸 이사회 의장과 카프 CEO의 머릿속으로 들어가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