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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5000만원짜리 무기' 뭐길래…美 자존심 버리고 베꼈다

중앙일보

2026.03.09 13:00 2026.03.09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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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없어서는 안 될(Indispensable) 전력. "

지난해 12월 16일 아라비아해의 미국 해군 산타 바바라함(LCS 32)에서 MQM-172 애로헤드가 발사되고 있다. 미 해군

이란과의 전쟁을 담당하는 브래드 쿠퍼 미국 중부사령관이 4일(이하 현지시간) 미국의 군사 매체인 워존과의 인터뷰에서 저비용 무인 전투 공격 시스템(LUCAS·루카스)을 칭찬했다. 정식 이름은 MQM-172 애로헤드(Arrowhead). ‘편도(Oneway) 공격 드론’이나 ‘자폭(Kamikaze) 드론’으로 알려졌다.

루카스는 1대당 3만5000달러다. 5000만원도 안 되지만, 미국의 전쟁 문법을 바꿨다. 루카스를 계기로 미국은 첨단무기만을 고집하지 않고, 가성비를 따지며, 필요하다면 적국의 무기도 따라하고 있다.

루카스는 개전 초기 이란의 지휘소·방공망·미사일 시설·군사기지·비행장 등 고정 목표물을 타격했다. 조상근 KAIST 연구교수는 “루카스가 떼로 날자(군집 비행) 이란이 이를 전투기 편대로 오인해 방공망을 가동했다”며 “미국 전투기가 레이더와 미사일 위치를 파악한 뒤 하나씩 파괴했다”고 말했다. 루카스엔 최대 18㎏(추정) 무게의 폭탄도 달려 목표물을 들이받아 공격할 수 있다.

지난해 7월 16일 피트 헤그세스 미국 전쟁부 장관이 펜타곤에 선보인 MQM-172 애로헤드 시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이란의 샤헤드-136을 베끼라는 지시는 헤그세스 장관의 작품이다. 미 육군

루카스는 미사일이나 항공기가 아닌 포탄이다. 그것도 아주 멀리까지 가는 비행 포탄이다. 루카스의 장점은 ‘싸서 많이 쏠 수 있다’는 경제학에 있다.

그런데 중부사령부는 루카스의 참전 사실을 공개하면서 “이란의 샤헤드 드론을 본떠 만든 저가 드론들이 이제는 ‘미국식 보복(American-made retribution)’을 실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루카스는 미국이 적수인 이란의 자폭 드론 샤헤드-136을 베꼈다.

샤헤드-136은 이란의 이란 항공기 제조산업 공사(HESA)가 2021년 개발한 자폭 드론이다. GPS 위성항법으로 2000㎞ 떨어진 목표도 공격할 수 있다. 가격은 루카스와 같은 1대당 3만5000달러.

샤헤드-136은 비용을 아끼려고 스텔스 설계를 포기했다. 대신 전투기보다 작고, 비행고도가 낮다. 이 때문에 레이더는 가까운 거리에서나 샤헤드-136을 탐지할 수 있다. 샤헤드-136의 최고 속도는 시속 185㎞다. 전투기가 요격하러 쫓아가다 실속할 수 있다.

박경민 기자

이란은 우크라이나와 싸우고 있는 러시아에 최대 3000대의 샤헤드-136을 수출했다. 러시아는 게란-2라는 이름으로 샤헤드-136을 생산하고 있다.

미국은 비밀작전으로 샤헤드-136 기체를 우크라이나와 중동에서 입수했다. 피트 헤그세스 전쟁부 장관은 샤헤드-136 복제를 명령했다. 신속히 개발하려고 이미 검증된 샤헤드-136을 베낀 것이다.

지난해 7월 16일 루카스 시제품이 펜타곤(미 전쟁부 건물)에서 선보였다. 미 전쟁부는 20여 개 기업과 루카스를 대량으로 찍어내는 계약을 맺었다. 그리고 지난달 28일 첫 실전을 치렀다.

샤헤드-136과 루카스를 비교하면 덩치는 샤헤드-136이 조금 더 크다. 폭장량이나 최대 사거리는 샤헤드-136이 앞선다. 그러나 루카스의 DNA엔 미국의 첨단기술이 녹아 있다.

2022년 10월 7일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상공에서 러시아가 이란으로부터 수입한 샤헤드-136이 날아가고 있다. 샤헤드-136은 낮은 고도로 느리게 날아가기 때문에 레이더로 잡기가 쉽지 않다. 로이터=연합

루카스는 자율조종이 가능하다. 상황에 따라 군집 비행을 한다. 통신이 끊기면 저가형 인공지능(AI)이 목표물을 스스로 찾는다. 스타링크로 미 본토에서도 루카스를 조종할 수 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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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0만원이 바꾼 ‘전쟁 판도’…美, 자존심 접고 이란 베꼈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410007

이철재([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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