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형제를 모두 서울대에 진학시킨 뒤 윤인숙(60)씨가 자주 받는 질문이다. 한 명도 보내기 어려운 서울대를 세 명이나 보냈으니 그럴 만도 하다. 부모의 유전자가 남다르거나, 아이들이 유명 학군지에서 물샐틈없는 사교육을 받았을 거라 추론하는 것이다.
하지만 강남은커녕 비수도권인 충남 서산, 그것도 바닷가에 인접한 산업단지에서 외벌이로 삼형제를 키웠다. 윤씨 부부 역시 내로라하는 명문대를 나온 것도 아니다.
삼형제는 서울대 경영학과 출신이다. 인문계열 중에서도 최상위권 학생이 진학하는 과다. 윤씨가 한 명도 아닌 삼형제를 모두 서울대에 보낸 비결은 뭘까? 그는 ‘습관’을 꼽았다. 습관이 중요하다는 사실은 모든 양육자가 알고 있다. 하지만 아이에게 좋은 습관을 갖게 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 전 아이들 공부 욕심이 있는 엄마였어요. 그래서 학원은 빼더라도 ‘이 시간’은 지켜주려 했죠. "
두 딸을 서울대와 KAIST에 보낸 엄마 이미향(53)씨는 서울 3대 학원가로 꼽히는 목동에서 두 딸을 키웠다. 그의 딸들이라고 학원을 안 다닌 건 아니다. 모두 영어 유치원을 나왔고, 초등학교 저학년 땐 일주일에 한 번씩 수학·과학 학원에 갔다. 하지만 이씨가 언제나 중심에 둔 건 ‘이것’이었다.
그 덕분이었을까. 큰딸은 고등학교 때 학원 하나 안 다니고도 전교 1등으로 서울대 건축학과에 갔다. 둘째는 한국과학영재고를 거쳐 KAIST에 입학, 산업디자인을 전공하고 있다.
이씨는 “다시 아이들 어렸을 때로 돌아간다면 학원 없이도 입시를 이끌 자신이 있다”고 했다. 전국권 학군지에서 자녀를 키운 이씨가 학업보다 우선시 한 것은 무엇이었을까.
연년생 두 아들을 키운 워킹맘 유정임(59)씨는 “공부는 아이가 하는 것이지, 엄마가 하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라디오 PD였던 그는 두 아이가 한창 공부할 시기 무려 5년간 새벽 5시에 출근하는 삶을 산 ‘열혈 워킹맘’이다. 이모님 손을 빌려 키운 두 아들은 각각 KAIST 물리학과와 서울대 경영학과에 진학했다.
그라고 좌절했던 순간이 없었던 건 아니다. “일한다고 아이 잠재력 다 깎아 먹는 건 아닌가” 자책하던 순간도 많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결론은 늘 같았다. ‘공부는 대신해줄 수 없다.’ 그렇다면 양육자는 뭘 해야 할까? 그가 찾은 답은 “공부하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하자”였다.
유정임씨가 두 아들을 키운 방법을 잘 들여다보면 물리적 한계를 인정하고 찾은 노하우를 물었다.
" ‘교육(敎育)’이라는 게 가르치고 기르는 거잖아요. 그런데 대부분 부모는 가르치는 것만 신경 써요. 기르는 게 더 중요한데 말이죠. "
삼남매를 모두 서울대에 보낸 김정국(70)씨의 말이다. 김씨는 아이들에게 “공부하라”는 말을 해본 적이 없다고 했다. “공부는 낮에 해 떴을 때 학교에서 하는 것이고, 밤에 달이 뜨고 집에 오면 쉬어야 한다”는 지론 때문이다. 첫째 딸은 서울대 고고미술학과를 졸업하고 하버드 건축·미술사학과 종신교수,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판사가 된 둘째 딸.
막내아들은 삼수해 서울대 치의학과를 졸업하고 치과 의사가 됐다. 서울대 가려 삼수한 게 아니라 받아주는 곳이 없어서 삼수를 했다.
막내가 삼수하면서 “이 집에 나만 없으면 아무 걱정이 없을 것 같다. 죽고 싶다”고 했을때도 김 씨는 무너지지 않고 한마디를 던져줬다고 한다. 엄마의 한마디는 무엇이었을까.
경제력도, 정보력도, 학력도 없는 아빠가 두 아들을 서울대에 보냈다. 중졸(中卒)의 막노동꾼 출신 아빠 노태권(67)씨다.
노씨네 삼부자는 모두 고등학교를 나오지 않았다. 노씨는 난독증으로 중학교도 간신히 졸업했다. 노씨의 첫째는 게임에 빠져 고등학교 진학을 포기했고, 둘째는 아토피가 심해 고등학교 1학년 때 자퇴했다. 노씨 삼부자가 모두 중졸이 되자 가장 속상해한 건 노씨의 아버지였다. 공무원이었던 노씨의 아버지는 자식 교육에 헌신적이었다. 노씨의 두 남동생을 연세대에 보낼 정도로 교육열이 높았다. 아버지는 “손자 둘 다 (춘천에서) 서울로 보내라. 내가 가르치겠다”고 했다. 하지만 노씨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아빠의 마지막 자존심이었다.
노씨는 춘천에서 사교육 한 번 없이 두 아들을 직접 가르쳐 서울대에 보냈다. 첫째는 2011년 서울대 경영학과에, 둘째는 2015년 서울대 간호학과에 입학했다. 노씨는 “난 공부 머리를 타고난 사람이 아니다. 애들도 서울대 보내려고 공부시킨 게 아니었다”고 했다. 난독증 아빠는 공부와 담쌓은 두 아들을 어떻게 가르쳤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