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 세계유산인 서울 종묘(宗廟) 앞 재개발 사업과 관련해 서울시와 갈등을 빚고 있는 국가유산청이 개발 유보를 위한 행정조정 신청을 했다.
10일 국가유산청은 “종묘 앞 재개발 사업과 관련해 행정협의조정위원회 안건으로 다뤄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지난달 제출했다”고 밝혔다. 국무총리 소속의 행정협의조정위원회는 중앙행정기관과 지방자치단체 간 이견이 있을 때 이를 협의·조정하는 역할을 한다.
국가유산청은 종묘 맞은편 세운4구역 재개발 문제를 놓고 서울시와 대립하고 있다. 지난해 서울시가 이 일대 건물 높이 기준을 최고 145m(양각 규정 적용 시 141.9m)로 상향 조정한 이후 ‘국제협약상 의무’를 근거로 세계유산영향평가 시행을 촉구해 왔지만 서울시가 응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이다. 국가유산청은 유네스코 요청에 서울시가 표명한 입장, 최근의 논의 진행 상황, 국가유산청 차원의 법·제도 정비 노력 등을 정리해 지난달 유네스코에 회신했다.
국가유산청이 행정협의조정위원회에 안건을 신청한 건 이번이 두 번째다. 지난 2022년 김포 장릉 인근에 국가유산청(당시 문화재청) 허가 없이 건설된 아파트 문제가 불거졌을 당시 입주를 유보하기 위해 신청했으나, 소송이 진행되면서 각하됐다.
행정협의조정위원회는 위원장을 포함해 13명 이내 위원으로 구성된다. 국무총리가 위촉한 민간위원 4명과 재정경제부장관, 행정안전부장관, 기획예산처장관, 국무조정실장, 법제처장, 그리고 안건과 관련된 중앙행정기관의 장과 시·도지사 중 위원장이 지명하는 위원 등이다. 제12기 민간위원 임기는 지난해 3월까지였으며, 현재 차기 인선 작업이 진행 중이라 실제 ‘종묘 앞 재개발’ 안건 검토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행정협의 조정과 관련한 지방자치법 시행령에 따르면 당사자의 양쪽이나 어느 한쪽이 서면으로 안건을 위원장에 신청할 수 있으며, 위원회 결정 사항을 이행할 의무가 있다. 다만 이에 대한 불복 및 강제절차가 규정돼 있지 않아 실질적 이행이 담보되지 않으면서 실효성 논란이 있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