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약계층에게 1~2시간짜리 소일거리를 제공하는 충북도 ‘일하는 밥퍼’ 사업이 우울증 저감 등 노인 자살 예방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10일 충북도에 따르면 국무총리실 소속 범정부 자살대책추진본부는 최근 충북 190여 곳의 경로당·전통시장·공공기관 작업장 등에서 추진 중인 일하는 밥퍼 사업을 노인 대상 자살예방 정책 분야 선도사례로 선정했다. 자살대책본부는 우리나라의 높은 자살률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해 12월 국무총리실에 설치된 범정부 협의체로, 보건복지부·교육부·고용노동부·경찰청 등 관계부처가 참여해 생애주기별 자살예방 대책을 수립하는 기구다.
대책본부는 일하는 밥퍼 사업에 대해 “노인의 사회적 고립을 해소하고, 삶의 활력을 높여줄 수 있는 시책”이라고 평가했다. 2024년 첫선을 보인 일하는 밥퍼는 60세 이상 주민과 장애인 등 취약계층이 2시간·3시간 일하고 봉사 수당으로 1만원·1만5000원(온누리상품권·지역 화폐)을 받는 사업이다. 사업명은 ‘공원에서 무료 급식을 기다리는 어르신들이 스스로 밥을 사 먹을 수 있도록 소일거리를 만들어 주자’는 뜻을 담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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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개 시군 190곳, 누적 참여자 48만명
참여자는 쪽파·더덕·마늘 다듬기 등 농산물 전처리 작업이나 공산품 조립, 상품 포장 등 활동을 한다. 작업장당 20~30명을 매일 선착순으로 모집한다. 지금까지 누적 참여자는 48만7500명으로, 하루 최대 4000여 명이 참여할 정도로 인기다.
육거리시장 일하는 밥퍼에 참여한 김모(74)씨는 “집에서 허투루 시간을 보내지 않고 여럿이 모여 일하는 게 즐겁다”고 말했다. 충북도 관계자는 “일하는밥퍼에 참여하시는 분들은 대개 70~80대 노인들로, 집에서 종일 TV를 보시거나 간단한 물리치료를 받기 위해 병원만 오가던 분들이다”며 “일터에 나와 친구도 사귀고, 소정의 돈을 벌 수 있어서 활기가 돈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말했다.
충북도는 일하는 밥퍼가 노인 정신건강 증진과 자살 예방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봤다. 충북의 65세 이상 자살률은 2021년 기준 인구 10만 명당 54.9명으로 전국 평균(42.2명)보다 월등히 높았다. 일하는 밥퍼를 도입한 2024년엔 이 수치가 40명(전국 37.9명)으로 3년 전보다 약 27% 낮아졌다. 서동경 충북도 보건복지국장은 “일하는 밥퍼 사업은 노인의 사회참여를 확대해 고립감 해소와 자살 문제에 동시 대응할 수 있는 노인복지 모델”이라며 “참여 인원을 확대해달라는 요구가 많아 사업장을 더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