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일가의 최근 재테크 행보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미국의 대내외 정책과 밀접하게 맞물린 투자라서다.
로이터통신은 9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12월~올해 1월 네 차례에 걸쳐 110만∼225만 달러(약 16억2000만∼33억1000만원) 상당의 넷플릭스 회사채를 사들였다고 보도했다. 해당 회사채는 2029년 11월 만기다(금리 5.375%). 매입 당시 가격은 1.03∼1.04달러였다. 현재와 같다.
트럼프는 또 지난해 12월 최소 100만 달러(약 14억7000만원) 상당의 워너브러더스 회사채도 사들였다. 매입 당시 가격은 91.75∼92센트, 현재 가격은 95센트 선이다. 채권 매각 여부는 공개되지 않았다.
거래할 당시는 넷플릭스가 워너브러더스 인수전에 뛰어든 때다. 트럼프가 넷플릭스에 공개적으로 인수 포기를 압박하던 와중에 한 편에서는 회사채를 사들인 셈이다. 넷플릭스는 지난달 26일 워너브러더스 인수를 포기했다.
시장은 넷플릭스의 후퇴에 반색했다. 빚이 많은 워너브러더스를 매입할 경우 생길 불확실성을 덜 수 있어서다. 인수 포기 발표 후 넷플릭스 회사채 가격은 변동이 없었다. 워너브러더스 회사채 가격은 3% 이상 올랐다. 백악관 관계자는 “트럼프의 자산은 자녀들이 관리하는 신탁에 있다. 이해충돌(conflict of interest)은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같은 날 “트럼프의 장남인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와 차남인 에릭 트럼프가 미국 국방부(전쟁부)의 대규모 드론 구매 정책 등으로 큰 기회가 생길 수 있는 회사에 투자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드론 회사 ‘파워러스’는 이날 골프업체 오리어스그린웨이홀딩스(AGH)와 합병을 통해 나스닥 상장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파워러스에는 트럼프의 두 아들이 관여한 아메리칸 벤처스가 참여했다. 상장을 주관하는 회사도 트럼프의 두 아들이 지원하는 도미나리증권이다.
이번 투자는 국방부가 내년까지 11억 달러(약 1조6000억원)를 투입해 미국산 드론 수십만 대를 조달하는 ‘드론 우위 프로그램’을 가동한 것과 맞물려있다. WSJ은 특히 연방통신위원회(FCC)가 앞서 글로벌 시장을 주도해온 중국산 드론의 신규 모델을 수입 금지하며 자연스럽게 국방부 조달 수요가 미국산 드론으로 몰린 시점과도 맞아 떨어진다는 점에 주목했다. 투자 타이밍이 좋다고 볼 수도 있지만, 아버지가 이란과 전쟁을 일으켜 드론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불붙은 상황에서 정부 조달 사업을 노리고 드론 업체에 투자한 셈이다.
트럼프는 암호화폐 규제 완화 등을 추진하며 일가족이 암호화폐 사업을 운영해 논란이 됐다. 포브스는 지난해 9월 기준 트럼프 대통령의 자산을 73억 달러(10조7400억원)로 추정했다. 2024년 39억 달러(5조7400억원)였던 재산이 취임 9개월 만에 거의 두 배로 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