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닫기

정상 앞서 웨이팅만 1시간…MZ '정기 맛집' 된 관악산, 뭔일

중앙일보

2026.03.09 21:07 2026.03.09 21:18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글자 크기 조절
기사 공유
7일 오후 관악산 정상 연주대가 등산객으로 붐비는 모습. 이규림 기자

“관악산 정기가 좋다”는 내용의 방송이 화제가 되면서 관악산 정상 인근에서 1시간을 기다려 사진을 찍을 정도로 등산객이 몰리고 있다.


지난 7일 오전 10시30분 서울대입구역 버스 정류장. 관악산 등산로로 가는 5511번 버스는 승객 절반가량이 등산객이었다. 등산객 대부분은 서울대 공학관 부근에서 시작하는 관악산 ‘초보자 코스’로 향했다. 등산로는 지난 5~6일 내린 눈이 10cm 넘게 쌓여 톱니가 달린 덧신 아이젠을 신은 사람도 미끄러질 정도였지만, 두세 구간에서 정체가 생길 만큼 붐볐다.

7일 오후 관악산을 찾은 등산객들이 정상석 앞에서 사진을 찍고 있다. 이규림 기자

1시간30분쯤 올라 도착한 관악산 연주대 정상엔 비석에서 사진을 찍기 위한 줄이 20~30m 늘어져 있었다. 정상석을 받치고 있는 봉우리엔 굴곡진 부분마다 등산객이 걸터앉아 간식이나 점심을 먹고 있었다. 정상에서 만난 장수연(24)씨와 박희지(24)씨는 “사진을 찍으려고 12시부터 40분 넘게 기다렸다”고 했다. 사진 대기 줄이 길자 비석에서 사진찍기를 포기하고 “다른 데서 따로 찍은 뒤에 합성하자”거나 “비석 나오게 셀카나 찍자”는 사람들도 있었다.


관악산이 이처럼 붐비는 건 최근 정기가 좋은 산으로 주목받기 시작하면서다. 지난 1월 박성준 역술가가 한 방송에서 “관악산은 정기가 좋으니 일이 잘 안 풀릴 때 가보라”고 언급한 후부터 입소문을 탔다. 수원에서 관악산까지 찾아왔다는 김동혁(26)씨는 “평소에 등산을 즐기진 않지만 회사 일이 잘 풀리길 바라며 왔다”며 “세 번 와야 소원이 이뤄진다 하니 회사 사람들과 또 올 것”이라고 했다. 용인에서 온 대학원생 조일호(27)씨는 “논문이 잘 나오게 해달라는 소원을 빌었다”고 했다.


좋은 기운을 받으려는 등산객의 발걸음이 이어지며 관악산공원 입구에 있는 서울등산관광센터 관악산점 방문객도 늘었다. 서울관광재단에 따르면 지난해 동월에 비해 올해 2월 관악산 센터 방문객은 4848명에서 5217명으로 9.6%(639명) 증가했다. 관악산 연주암에서 컵라면을 판매하는 강옥희(70)씨는 “작년 이맘때에 비해 손님이 배로 많아졌다”며 “특히 전보다 젊은 사람들이 많이 보인다”고 했다.

7일 오전 관악산에서 하산한 등산객들이 서울대 건설환경연구소에서 버스를 타는 모습. 이규림 기자

한편 등산객의 발길이 캠퍼스 안까지 이어지며 서울대 학생들이 불편을 호소하기도 한다. 매일 서울대입구역에서 버스를 타고 등교하는 사회대 학생 강모(25)씨는 “주말 아침마다 버스가 등산객으로 가득 차 버스를 보내게 된다”고 했다. 강씨는 “지난주 등산복을 입은 사람들이 흙 묻은 신발로 건물에 들어와 컵라면 등 쓰레기를 담은 비닐봉지를 학교 건물 내 쓰레기통에 버리는 걸 봤다”며 등산객 관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규림([email protected])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