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무안공항에서 발생한 ‘12·29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와 관련해 사고의 핵심 원인으로 지목된 콘크리트 둔덕 구조물이 공사비 절감을 위해 충분한 검토 없이 설치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10일 발표된 항공안전 취약 분야 관리 실태 점검 결과에 따르면 활주로 항행안전시설인 ‘로컬라이저’ 설치 과정에서 구조물 안전성 검토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사례가 확인됐다.
무안국제공항 등 일부 지방 공항은 활주로와 종단안전구역을 조성하는 과정에서 토공사 물량을 줄이기 위해 지형의 경사를 그대로 남겼다. 이로 인해 활주로보다 높은 위치에 로컬라이저를 설치하기 위해 별도의 콘크리트 기초와 둔덕을 조성하게 됐다는 것이다.
특히 무안공항의 경우 2003년 관련 취약성 검토 없이 콘크리트 둔덕 설치가 진행됐으며, 2007년 한국공항공사가 보완 필요성을 제기했음에도 개선 조치는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15개 공항의 로컬라이저 기초 구조물을 점검한 결과 무안공항을 포함한 8개 공항의 14개 구조물이 충분한 검토 없이 철근 콘크리트 등 ‘부러지기 어려운 구조’로 설치된 것으로 확인됐다.
또 한국공항공사는 2019년부터 2024년까지 항행안전시설 현대화 사업을 진행하면서 무안공항 등 5개 공항의 7개 로컬라이저 구조물에 대해 추가 보강 공사까지 실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과정에서 시공 담당자가 별도 검토 없이 콘크리트 보강을 구두 승인해 취약성 확보가 어려운 구조물이 유지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밖에도 일부 공항 항행안전시설 기준 관리와 장비 운용에서도 문제점이 확인됐다. 항공기 엔진 고장과 결함 관련 조사도 부실하게 이뤄진 사례가 다수 발견됐다.
최근 5년간 국적 항공기에 장착된 특정 엔진에서 발생한 고장·결함 사례 가운데 59건 중 57건에 대해 사실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다. 이 가운데 2건은 엔진 교체 후 조사가 필요하다는 내부 검토가 있었지만 진행되지 않았다.
조종사와 관제사 인력 관리에서도 허점이 드러났다. 건강보험 자료를 활용한 점검 결과 우울증 등 정신질환 진료 이력이 있는 조종사 62명이 이를 알리지 않은 채 신체검사 적합 판정을 받아 2022~2024년 총 1만2097회 운항한 것으로 확인됐다.
관제사 35명도 중증 정신질환 사실을 숨긴 채 2022년 이후 2만3744일 근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일부 공항에서는 조류 충돌 위험 평가 과정에서 위험 조류가 누락되거나 조종사에게 필요한 조류 활동 정보가 제대로 제공되지 않는 등 항공 안전 관리 전반에서 미비점이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