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리는 방탄소년단(BTS)의 대규모 컴백 공연을 앞두고 전 세계 팬클럽 ‘아미’는 물론 주변 상권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당일 약 26만명이 몰릴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번 공연을 ‘국가적 축제’급으로 준비하는 모습이다. 반면 정부와 서울시, 경찰 등 안전 관리 당국의 긴장감도 함께 고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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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날 음식 1500인분 준비”…뒤풀이 술집도 등장
10일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인근의 한 건물 전광판에는 오는 21일 BTS 공연을 예고하는 광고가 반복해서 나오고 있었다. 세종문화회관 계단에 설치된 BTS 공연 광고도 관광객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광화문광장 근처 골목에서 25년간 어묵 포장마차를 운영해온 구기순(64)씨는 “평소엔 하루에 어묵 꼬치를 100개 정도 파는데, 공연 날은 2000개는 팔 수 있지 않을까”라며 웃음 지었다. 또 “그날은 아들을 불러서 같이 일하자고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인근 한식집 직원 마영란(60)씨도 “보통 2명이 일하는데, 공연 날은 2명을 더 부를 예정”이라며 “매일 500인분 준비하던 재료도 당일엔 1500인분 어치를 준비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근처 빵집 점장 손성준(28)씨는 “아르바이트를 추가로 고용하는 걸 고민 중”이라고 했다. 공연이 끝난 이후 야간 시간에도 BTS 영상과 음악을 재생하며 ‘뒤풀이 장소’로 운영할 것이란 술집도 등장했다. 해당 술집 사장은 “이날을 ‘BTS 데이’로 잡고 콘서트 플레이리스트만 틀 것”이라며 “공연 끝나고 여운을 느끼고 싶으면 놀러 오라”고 공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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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미, 뒷정리 자원봉사자들도 모집
BTS 팬클럽 아미는 공연 당일 뒷정리를 대비해 일찍부터 자원봉사자를 모집해둔 상태다. 공연 표가 없는 사람도 공연장 근처에 함께 모여 분위기를 즐기다가 공연이 끝나면 정리 봉사를 하겠다는 모임이다. 아미 사이에선 외국인 팬을 위한 ‘중요 공지’가 배포되기도 했다. 자체 공지에서 아미는 “콘서트 장소는 역사적·문화적으로 중요한 유적지가 있는 곳으로 반드시 보호해야 한다”며 “야간 캠핑(노숙), 인도 막기, 구조물 오르기, 옥상 접근, 제한 구역 점유 등은 심각한 공공 안전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또 “문화재나 공공질서가 훼손되는 사건이 한 건이라도 발생하면, 그 비판은 BTS에 돌아갈 것”이라고 했다.
광화문광장 주변을 밝히는 대형 전광판도 BTS 관련 영상으로 채워질지 관심사다. 한 업계 관계자는 “BTS 소속사인 하이브나 공연 중계사인 넷플릭스가 광고권을 확보했다고 한다”며 “당일 전광판에 광고뿐 아니라 공연 관련 영상이 송출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한 전광판 운영사 관계자는 “구체적으로 어떻게 전광판이 활용될지는 비공개지만, BTS 측과 관련 논의를 하고 있다”고 했다.
광화문 공연 당일의 ‘BTS 특수’를 누리지 않고 자발적으로 문을 닫는 곳도 있다. 무대와 가까울 것으로 예상돼 ‘명당자리’로 언급되던 KT 본사 건물은 안전 문제를 고려해 공연 당일 전면 폐쇄되고, 해당 건물에 입주한 카페 등 상업 시설도 운영하지 않을 예정이다. 이달 말까지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리고 있는 뮤지컬 ‘안나 카레니나’도 BTS 행사 당일엔 공연하지 않기로 했다. 인근의 경복궁과 국립고궁박물관, 대한민국역사박물관도 휴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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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표 판다고 돈 달라고 하는 건 사기"
시민·기업 각계에서 축제처럼 공연을 기대하고 있지만, 온라인에선 암표 등 범죄 문제가 여전한 상황이다. 이번 공연은 무료지만, 온라인에선 암표를 수십만원에 거래한다는 게시물이 다수 올라온 상태다.
또 소셜미디어에선 공연장 출입증으로 사용되는 일회용 팔찌를 교묘하게 해체해 다른 사람에게 무단으로 양도하는 이른바 ‘팔옮(팔찌 옮기기)’ 의뢰를 받는다는 게시물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팔옮 업자’들은 BTS 공연에서 팔찌 옮기기를 해주겠다며 예약금을 입금받고 있었다.
실제 경찰은 전날까지 111건의 이번 공연 티켓 불법 재판매를 확인해 해당 플랫폼에 차단 요청을 했고, 표 양도 관련 사기 피해 등 고소 사건 3건을 수사하고 있다. 박정보 서울경찰청장은 “표를 판다고 돈을 달라고 하는 건 사기라고 보면 되고, 개인정보를 탈취당하거나 공범이 되는 수도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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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정된 통로 29곳으로만 관람객 출입 가능
행사장 인파 안전도 큰 우려점이다. 서울경찰청은 공연 당일 현장에 경찰관 약 4800명을 투입하고, 지정된 통로 29곳으로만 관람객 출입이 가능하도록 해 밀집도를 조절하는 ‘스타디움형’ 관리를 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또 서울교통공사는 당일 광화문역·시청역·경복궁역 등 공연장 인근 지하철역의 무정차 통과를 시행한다. 공연 주최 측인 하이브도 안전 요원 4300명을 지원하기로 했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지하철 환기구나 공사장 가림막처럼 평소 무심코 지나쳤던 시설도 인파 앞에서는 위험 요소가 될 수 있다”며 대비를 지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