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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국민통합” VS “정권 충성 인증제”...비상계엄 '빛의 위원회' 논란

중앙일보

2026.03.09 2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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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 모습. 뉴스1
정부가 12·3 비상계엄 당시 무장 군인에 맞서 국회를 지킨 시민을 기리기 위해 대통령 직속 기구인 ‘빛의 위원회’를 설치한다. 하지만 시민 저항을 국가가 평가해 '인증서’를 주는 게 적절한지 등을 놓고 논란이 예상된다.

행정안전부는 10일 국무회의에서 대통령령인 ‘빛의 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규정’ 제정안이 의결됐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대통령 소속 기구로 비상계엄에 항거해 헌법과 민주주의 수호에 기여한 국민의 공로를 기리고 관련 정신을 계승하는 사업을 수행하게 된다. 위원회는 35명 규모로 구성된다. 행정안전부 장관을 비롯해 경제·과학·교육·보훈 등 부처 장관 10명이 당연직 정부위원으로 참여하고, 나머지 위원으로 최대 25명이 위촉된다. 헌법 등 전문가와 시민단체 회원 등이 위원으로 거론된다. 정부는 향후 분과위원회와 자문단을 구성해 관련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정부는 위원회 심의를 거쳐 12·3 비상계엄 사태 당시 현장에서 민주주의 수호에 기여한 시민에게 ‘빛의 인증서’를 수여할 계획이다. 헌법재판소 역시 지난해 4월 4일 대통령 탄핵 결정문에서 시민 저항이 계엄 해제와 헌정 질서 회복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인증서 신청은 국민신문고와 등기우편, 대면 접수 등으로 가능하다.
12.3 비상계엄이 해제된 2025년 12월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시민들이 출동한 군 전술차량을 가로 막고 항의하고 있다. 중앙포토

다만 아직 구체적 인증서 발급 기준은 정해지지 않았다. 정부는 조만간 제1차 빛위원회 본회의를 열어 구체적인 업무 계획과 인증서 발급 기준 등을 심의할 방침이다. 이후 세부 기준과 매뉴얼을 확정해 대국민 공고를 진행하게 된다.

위원회 간사인 윤호중 행안부 장관은 “빛의 위원회 설치로 12·3 비상계엄에 항거한 위대한 국민을 비로소 기리고 예우할 수 있게 됐다”며 “위원회를 통해 진정한 국민 통합을 이루고 전 세계가 주목하는 K-민주주의를 우리 사회에 깊이 뿌리내려 널리 확산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자발적으로 참여한 시민을 국가가 선별해 인증하는 것이 적절한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무엇보다 어떤 활동까지 ‘민주주의 수호 기여’로 인정할지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 계엄 선포 당시 국회 주변에 모인 시민만 수천 명에 달했고 이후 전국적으로 다양한 계엄 반대 집회 등이 열렸다.

예우 수준을 둘러싼 형평성 논란 가능성도 거론된다. 정부는 인증 대상자에 대한 예우 방안도 검토하고 있지만, 그 수준에 따라 또 다른 갈등을 낳을 수 있다는 것이다. 기존 민주화 관련 법률은 희생자와 유공자를 엄격한 법적 기준에 따라 규정하고 있는 만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야권에서는 시민 저항을 정부가 평가하는 구조 자체가 부적절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은 “어떤 기준으로 무슨 근거로 누구의 동의를 받아 증명서를 발급해 특별혜택을 주겠다는 것이냐”며 “대통령이 감별해 인증받으면 ‘빛의 국민’이고 그렇지 않으면 어둠의 반국가 시민이냐”고 따졌다. 박민식 전 국가보훈부 장관도 “솔직히 말해 민주당 서훈 프로젝트 아니면 정권 충성 인증제로 보인다”며 “역사적 사건 평가는 시간이 지난 뒤 객관적으로 하는 거다. 당사자인 정권이 먼저 나서 ‘수호자’를 지정하는 건 평가가 아니라 셀프 훈장”이라고 비판했다.



김민욱([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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