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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중동발 ‘벚꽃추경’ 공식화…“취약계층 재정 지원에 필요”

중앙일보

2026.03.10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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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중동발(發)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안(추경) 조기 편성을 공식화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10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의 중동 상황 관련 대응 현황 보고를 들으며 질문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이 대통령은 10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지금 (취약계층) 재정 지원이나 소상공인 지원, 한계기업 지원 등을 하려 해도 추가 재정이 필요하다”며 “조기에 추경을 해야 할 상황 같다”고 말했다. 재원 마련 방안으로는 “지난해 예산을 편성하면서 예상했던 것보다 올해 세수가 많이 늘어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며 법인세 초과 수입 같은 추가 세수 활용 방안에 무게를 뒀다.

이 대통령의 추경 발언은 중동 사태 관련 민생 대책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이 대통령은 “유류비의 가파른 상승으로 화물 운송, 택배, 배달, 하우스농가처럼 국민 실생활과 직결된 분야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며 “민생 현장의 이 같은 부담을 실질적으로 덜기 위한 정책을 적극적으로 발굴해서 신속하게 집행해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석유 최고가격제 지정에 이은 후속 대책으로 거론되는 유류세 인하 폭 확대와 취약계층 유류 소비자 직접 지원에 대해, 이 대통령은 “꼭 양자택일이 아니다”라며 “유류세를 좀 내리고, 서민 재정 지원은 차등적으로 하는 걸 섞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일률적으로 유류세를 내려주면 양극화가 악화되는 경향을 통제하지 못한다. 양극화 조정도 재정의 역할”이라며 “직접 지원을 하려면 추경을 해야 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연초에 추경을 편성하는 이른바 ‘벚꽃 추경’을 공식화한 건 올해 들어 처음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 1월 청와대 내부 회의에서 문화예술계 지원 필요성을 언급하며 “추경을 하게 된다면”이란 표현을 사용했으나, 구체적인 시점은 언급하지 않았다. 경제 당국 역시 그간 “추경을 검토한 적 없다”며 거리를 둬왔다. 하지만 중동 사태로 유가가 급등하고 증시·환율 변동 폭이 커지자, 이 대통령이 직접 추경 카드를 꺼낸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10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의 중동 상황 관련 대응 현황 보고를 들으며 질문하고 있다.[청와대사진기자단]
정부는 추경 재원과 관련해 추가 국채는 발행하지 않겠다는 계획이다. 구윤철 경제부총리는 “최근 반도체 업황이 좋아지고 있고, 주식시장 활성화에 따라 거래세도 늘었다”며 “대통령 방침을 받아 적정한 규모로는 국채 발행 없이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제 당국에선 국채 발행 없이 초과 세수를 활용할 경우, 추경 규모가 ‘10조원 플러스알파(+α)’ 규모가 될 거란 관측이 나온다.

다만 물가 안정엔 유류세 인하 폭을 늘리는 게 효과적이라는 점이 고민이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회의에서 “직접 지원은 해당 국민들을 더 두텁게 보호하는 측면이 있지만, 소비자물가지수(CPI)에선 유가의 비중이 굉장히 크다”며 “물가는 또 다른 물가에도 영향을 줘서 서민들이 타격을 받게 되니, 유류세 인하가 더 효과적일 수 있다. 더 분석을 해보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 역시 “복지적 측면과 경제적 측면이 상충될 것 같은데, 그 정도가 어느 정도인지 잘 연구해달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한 국회 협조도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국가적 위기 극복은 정치적 이해 문제를 좀 벗어난 것 아니겠냐”며 “국회도 무슨 특위를 만든다든지 해서 국가 위기 극복에 협조할 수 있게, (정부도) 국회 쪽에 협력 요청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야당이 이번에 대미투자 관련법 처리에 협조를 해줘서 시간 안에 처리하게 됐다”며 “중요한 국가적 의제에 협력하는 모범적인 모습을 보여주셔서 야당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기업의 담합·폭리 같은 시장 교란 행위에 대한 경고는 이날도 계속됐다. 이 대통령은 공정거래위원회가 유가 담합 의혹 조사를 개시했다는 보고를 받은 뒤 “독과점 지위를 남용해 담합하고 폭리를 취하는 행위로 돈을 번다는 생각은 최소한 우리 정부 내에서는 아예 안 하는 게 좋을 것”이라며 “앞으로는 실제 회사가 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오현석([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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