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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조금 받아 인테리어'…정부, 부정수급 제재부가금 8배로 상향

중앙일보

2026.03.10 00:56 2026.03.10 0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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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조사업자 A씨는 지역 장인과 청년 브랜드를 개발 명목으로 사업비를 받은 뒤 어머니 소유의 건물을 사무실로 임차했다. 정부 보조금 2억4000만원은 커피숍과 야외 웨딩홀 인테리어에 사용했다.

#B연합회는 자유무역협정(FTA) 피해 지원 명목으로 198억원의 보조금을 받아 유통센터를 건립했다. 이 연합회 대표는 보조금으로 지은 유통센터를 자신과 가족이 소유하고, 자신의 회사에 무상임대했다.

정부가 이처럼 국고보조금을 ‘쌈짓돈’처럼 쓰는 부정수급을 막기 위해 신고 포상금을 최소 500만원 이상 지급하고 제재 수준도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 정부는 10일 김민석 국무총리 주재로 ‘국고보조금 부정수급 근절을 위한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관련 대책을 논의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26일 “국민 혈세를 도둑질하다 걸리면 패가망신한다는 것을 누구나 명확하게 인식할 수 있도록 철저한 방지ㆍ문책 대책을 세우라”고 지시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정부가 보조금 부정수급 신고 포상금을 대폭 상향한다. 김민석 국무총리가 1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고보조금 부정수급 근절을 위한 관계장관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지난해 정부가 적발한 보조금 부정수급은 992건, 총 668억원에 달했다. 적발 건수와 금액 모두 전년보다 크게 늘었다. 적발 사례를 보면 정부 보조금을 받아 태국 골프장을 빌려 골프여행 상품을 판매하는 등 목적 외에 사용하거나 가족들의 쌈짓돈처럼 활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보조금 부정수급을 위해 보조사업자를 모집해 허위 납품계약 등을 맺는 방식으로 557개 업체를 통해 총 50억원의 보조금을 편취한 ‘기업형 브로커’까지 적발됐다.

정부는 부정수급을 막기 위해 우선 제재 수준을 크게 높인다. 부정수급액 대비 제재부가금은 현행 최대 5배에서 8배로 상향한다. 현재는 예산 범위 내에서 환수된 보조금의 최대 30%를 포상금으로 지급해왔지만, 앞으로는 제재부가금까지 포함한 환수 금액의 30%를 지급한다. 소액 사건의 경우에도 최소 500만원을 정액 지급한다. 예컨대 1000만원의 보조금 부정수급을 신고해 환수가 이뤄질 경우 기존에는 약 300만원의 포상금이 지급됐다. 앞으로는 부정수급액(1000만원)과 제재부가금(최대 8000만원)을 합친 9000만원을 기준으로 포상금이 산정돼 최대 2700만원까지 받을 수 있다.
정근영 디자이너
정부는 보조금 부정수급에 대한 일제 점검도 실시하기로 했다. 민간보조사업 점검 대상을 전년보다 10배 이상 늘린 6500건으로 확대하고, 기존 점검 대상이 아니었던 10억원 이상 지방정부 보조사업도 들여다보기로 했다. 기획예산처를 중심으로 관계 부처가 참여하는 440명 규모의 ‘부처 합동 보조금 특별집행점검단’도 운영한다

김 총리는 “각 부처 장관이 책임지고 한 푼의 부정수급이라도 철저히 점검하고 적발해 환수할 뿐 아니라 그 몇 배에 달하는 경제적 불이익을 부과해 국고보조금 부정수급의 뿌리를 뽑아야 한다”고 말했다.



안효성([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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