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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들어 환율 일일 변동폭 16.4원…중동발 '헤드라인 장세'

중앙일보

2026.03.10 01:09 2026.03.10 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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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서부텍사스원유(WTI), 코스피,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중동 사태 충격으로 이달 들어 원·달러 환율이 하루 평균 16원 넘게 출렁였다. 세계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2009년 이후 17년 만에 가장 큰 일일 변동폭을 기록했다. 전쟁 관련 소식 한 줄(헤드라인)에 시장이 등락을 반복하는 장세가 한동안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0일 서울 외환시장 주간거래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26.2원 내린(원화가치는 상승) 1469.3원으로 마감했다. 간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전쟁이 예상보다 빠르게 마무리될 수 있다고 밝힌 영향이다. 전날 1500원선을 넘보던 환율이 하루 만에 진정되는 모양새지만, 여진이 가신 건 아니다. 지난 3일과 4일에도 환율은 전쟁 상황에 따라 1500원선과 1450원선을 넘나들며 냉탕과 온탕을 오갔다.
김영옥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3월 들어 이날까지 달러 대비 원화 환율 일일 변동폭은 평균 16.4원으로 집계됐다. 주간거래를 기준으로 당일 종가와 전일 종가 사이 변동폭을 계산한 결과다. 세계 금융위기가 번졌던 2009년 3월(22.2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한 봉쇄 조치로 세계 경제가 휘청였던 2020년 3월(13.8원), 유럽발 재정위기가 고조되던 2010년 5월(16.3원)보다도 높다. 주간·야간 거래를 포함해 장중 고가와 저가 사이 변동폭을 단순 계산하면, 이달 들어 9일까지 하루 평균 31.62원이 위아래로 움직였다.

전쟁 양상에 따라 국제유가가 급등과 급락을 반복하자, 외환시장도 함께 출렁였다. 국제유가가 상승하면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해져 달러가 강세를 보인다. 국제유가는 9일(현지시간) 배럴당 119달러까지 치솟았지만, 하루 만에 80달러대로 복귀한 상태다.

한국은 원유 수입 의존도가 높은 데다 중동 지역으로부터 수입하는 비율이 높다. 그만큼 원화가치가 국제유가 흐름에 특히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습했던 지난달 28일 이후 주요 통화의 등락률을 따져보면, 원화가치(한국 주간거래 종가 기준)는 9일까지 달러 대비 2.29% 낮아진 것으로 집계됐다. 엔화(-1.71%)나 역외 위안화(-0.96%), 유로화(-2.13%)보다 낙폭이 컸다.

원화가치가 오르내림을 반복하면서 시장 불안도 커지고 있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외화 대출을 받아 투자자금을 조달한 기업의 경우는 환율 등락에 따라 상환 금액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어려움에 부닥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시장에선 당분간 변동성이 큰 장세가 유지될 것으로 예상한다. 민경원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유가 급등에 따른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우려는 다소 완화된 모습이지만 전쟁 불확실성은 여전히 남아있다”며 “헤드라인에 따라 시장 분위기가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아직 안심하기는 이르다”고 말했다.



오효정([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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