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는 10일 이사회를 열고 보유 중인 자사주(약 1798만주) 중 임직원 보상 활용 목적을 제외한 자사주 전량(약 1469만주)를 소각하기로 했다고 공시했다. 이날 종가 기준으로는 5조1575억원, 이사회 전일 종가 기준으로 4조8343억원에 해당한다.
소각 대상에는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해 회사가 직접 매입한 자사주뿐 아니라 지배구조 개선 과정에서 발생한 ‘특정목적 취득’ 자사주도 포함됐다. SK㈜는 지난 2015년 지배구조를 단순화하고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목적으로 SK C&C(현 SK AX)와 합병했다.
SK㈜ 관계자는 “자사주 전량 소각이 전체주주의 최대 이익에 부합하고 기업가치를 높이는 최적의 방안이라고 판단했다”며 “상법 개정으로 특정목적 취득 자사주 소각이 이사회 결의로 가능해진 상황에서 ‘주주가치 제고’라는 개정 취지를 적극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2년간 진행한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사업재편)을 통해 재무 건전성을 크게 강화한 것도 자사주 전량 소각을 결정할 수 있었던 배경으로 꼽힌다. SK㈜의 별도 재무제표 기준 순차입금은 2024년말 10조5000억원에서 지난해 3분기 8조4000억원으로 감소했다. 같은 기간 부채비율도 86.3%에서 77.4%로 개선됐다.
SK그룹은 과거 자사주를 활용해 최대주주인 최태원 회장 측의 상대적으로 낮은 지분율을 보완하며 경영권을 방어해 왔다. 2003년 사모펀드 소버린과의 경영권 분쟁 당시에도 자사주를 매입한 뒤 우호 세력에 매각하는 방식으로 대응한 바 있다. 재계에서는 상법 개정으로 자사주 소각 의무화 논의가 이어질 경우 지배구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돼 왔다.
SK㈜ 관계자는 “5조원에 이르는 자사주를 전량 소각한 것은 투명하고 주주친화적인 경영을 지속하고, 국내 자본시장에 모범적인 선례를 남기겠다는 이사회의 확고한 의지가 담긴 결단”이라며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주주 신뢰를 강화하고 주주를 최우선에 둔 경영 기조를 흔들림 없이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