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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윤 선언’ 직후 尹정부 비판한 장동혁…본격 변화? 임기응변?

중앙일보

2026.03.10 02:21 2026.03.10 0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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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10일 오후 충남도청 접견실에서 김태흠 충남지사를 만난 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이 ‘절윤 선언’을 한 다음날 장동혁 대표가 윤석열 정부의 노동 정책을 강하게 비판했다.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의 발목을 잡아온 절윤 문제를 매듭짓고 장 대표가 본격적인 외연 확장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왔다.

10일 한국노총 창립 80년 행사에 참석한 장 대표는 “올해 초 우리 당의 새로운 변화를 약속하며 ‘노동이 존중받는 사회’를 첫 번째 비전으로 제시했다”며 “윤석열 정부의 노동 개혁 추진 과정에서 노동자 여러분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지 못했다. 당의 반성을 담은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관계자는 “진정한 절윤은 윤석열 정부의 과오를 바로 잡는 것이란 판단에서 발언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국민의힘 지도부 역시 ‘전략 수정’을 강조하고 있다. 지도부 관계자는 이날 “기존 지방선거 전략에 대해 전면 재수정 작업에 들어갔다”며 “중도 확장에 집중하겠단 의지”라고 했다. 국민의힘은 전날 열린 긴급 의원총회에서 소속 국회의원 전원의 명의로 윤석열 전 대통령의 정치 복귀를 반대하는 결의문을 채택했고, 장 대표도 이에 동참했다.

다만 장 대표는 이날 행사 뒤 절윤 관련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 답변도 하지 않았다. 전날 의총에 이어 절윤 문제에 관해선 ‘침묵 모드’를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이를 두고 장 대표 측은 “지지층을 달래기 위해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절윤 선언 직후 강성 당원의 반발이 커졌기 때문이다. 당장 유튜버 전한길씨는 “절윤한다면 장 대표를 지지할 수 없다”고 압박했고, 강성 당원을 중심으로 항의성 ‘문자 폭탄’도 쏟아지고 있다고 한다. 초선 의원은 “장 대표는 강성 지지층이 돌아서서 국민의힘을 배신자로 공격하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고 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10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노총 웨딩여율리에서 열린 '한국노총 창립 제80주년 기념식 및 후원의 날'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장 대표는 이날 오후엔 충남도청을 방문해 김태흠 충남지사와 회동했다. 김 지사가 지난 8일 광역단체장 후보 등록을 보류하자 출마를 직접 설득하기 위해 찾아간 것이다. 장 대표는 “선거에서 중원 지역이 매우 중요하고, 특히 충남지사 선거가 갖는 중요성이 매우 크다”며 출마를 요청했다. 그러자 김 지사는 “(대전·충남) 통합 문제가 정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공천 신청을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면서도 “당원이나 시민이 출마를 원하는 부분이 있다면 출마하는 것”이라고 화답했다.

당초 “장 대표는 절대 바뀌지 않을 것”(영남 중진 의원)이라는 예상과 달리 장 대표가 변화를 모색하는 이유는 뭘까. 중앙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9일 절윤 결의문을 발표하기까지 장 대표와 송언석 원내대표는 물밑에서 분주하게 조율 과정을 거쳤다.

결정적 계기는 지난 6일 금요일 저녁 ‘남양주 8인 소주 회동’이었다. 장 대표가 임명한 조광한 최고위원과 정점식 정책위의장이 노선 변화 요구에 부응할 방법을 찾기 위해 회동을 제안한 게 발단이었다. 이 회동에는 장 대표, 송 원내대표뿐만 아니라 박준태 대표 비서실장, 김민수·신동욱·조광한 최고위원, 정 의장, 박수민 원내대표 비서실장이 참석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10일 오후 서울시청 내 서울갤러리에서 열린 '청년 홈&잡 페어’에서 청년 주거 통합 브랜드 ‘더드림집+’과 함께 2030년까지 청년주택 7만4000채를 공급하는 내용의 ‘청년 주거안정 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뉴스1

이들은 “이대로는 지방선거를 치를 수 없다”는 데 뜻을 모았지만, 각론을 두고선 의견 차이가 컸다고 한다. 장 대표는 “결의문에 절윤이 들어가면 일부 당원들에게 상처를 줄 수 있다”고 걱정한 반면 송 원내대표는 “지방선거를 치르고 당이 바뀌려면 감내해야 한다”는 취지로 설득했다. 결국 장 대표가 송 원내대표의 제안을 수용하며 결의문 작성은 급물살을 탔다. 한 참석자는 “서로 속내를 다 털어놓은 끝에 장 대표와 송 원내대표가 감내할 수 있는 ‘최대 공약수’를 찾아낸 것”이라고 했다.

결의문 작성 과정에서 장 대표는 지난 7일 오세훈 서울시장을 만나 출마를 설득하는 등 우여곡절도 겪었다. 오 시장이 이날 페이스북에 “벼랑 끝에 선 심정”이란 글을 올리며 주변에 “후보 등록을 포기하겠다”고 밝힌 걸 들은 장 대표가 같은 날 저녁 서울시장 공관을 찾았다고 한다. 오 시장은 장 대표를 만나 ▶노선 전환 ▶혁신 선거대책위원회 구성 ▶인적 쇄신 등을 요구했지만, 별다른 대화의 진전이 없자 다음날인 8일 마감된 국민의힘 후보 등록을 거부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오른쪽)와 송언석 원내대표가 지난달 1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이런 내부 논의 과정을 거친 까닭에 국민의힘 지도부는 “오 시장의 요구로 절윤 선언문이 발표됐다”는 해석을 경계했다. 다만 오 시장은 “의미 있는 변화가 시작됐다. 수도권 출마 후보자들이 선거에 임할 수 있는 최소한의 발판이 마련된 것”이라고 화답했다.

절윤 문제는 가까스로 일단락됐지만 10일 여진은 이어졌다.

친한계 박정훈 의원은 페이스북에 “당내 갈등 해소를 위한 후속 조치로 장 대표가 잘못된 징계를 철회하고, 한동훈 전 대표를 반드시 복당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전 대표도 KBS 라디오에서 “부당했던 일련의 숙청·제명 정치를 정상화하지 않으면 결의문은 면피용”이라고 주장했다. 소장파 김용태 의원은 SBS 라디오에서 “혁신선거대책위원회를 발족하자는 이야기들이 계속 나올 것”이라고 했다.

반면 장 대표와 가까운 지도부 인사는 “한 전 대표 징계 철회를 요구하거나, 윤민우 윤리위원장의 경질, 장 대표 측 인사들에 대한 인사 조치 등을 요구하는 것은 모두 그 자체로 선거를 앞두고 당내 분란을 크게 할 수 있는 사안”이라며 “모두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김규태([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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