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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영호 "한학자 측, '유리한 진술 해주면 교단 복권' 회유" 폭로

중앙일보

2026.03.10 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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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교 전 세계본부장 윤영호씨가 지난해 7월 30일 영장실질심사를 위해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치자금법 및 청탁금지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한학자 통일교 총재의 재판에서, 핵심 인물인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이 교단 측의 조직적인 회유 시도가 있었다고 폭로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우인성) 심리로 10일 열린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윤 전 본부장은 작심한 듯한 총재 측과의 비화를 쏟아냈다.

그는 지난해 9월 영장실질심사를 앞두고 한 총재 측으로부터 "총재의 지시가 없었다는 취지의 자술서를 써달라"는 제안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윤 전 본부장의 증언에 따르면 교단 측은 자술서 작성의 대가로 윤 전 본부장 배우자에 대한 고소 취소, 교단 내 명예 회복 및 복권, 변호사 비용을 포함한 재정적 지원 등을 조건으로 내걸었다.

그는 한 총재가 직접 보냈다는 메시지도 공개했다. 해당 메시지에는 "난 결코 너를 버린 적이 없다", "돌아와 준다면 조건 없이 맞이할 것"이라는 회유성 내용과 함께 교단 내부의 갈등을 이간질 탓으로 돌리는 대목이 포함됐다.

윤 전 본부장은 "객관적 증거가 있는데도 조직적으로 진술을 맞추는 상황이 황당하다"며 "참사랑을 표방하는 종교단체가 꼬리 자르기를 하며 책임을 전가하는 모습이 참담해 메시지를 공개하게 됐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교단 자금 집행은 한 총재의 보고와 승인 없이는 불가능하다며 사건의 몸통이 한 총재임을 분명히 했다.

한 총재는 지난 2022년 대선을 앞두고 정치인들에게 거액의 현금을 건네고 이른바 ‘쪼개기 후원’을 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또한 건진법사로 알려진 전성배 씨를 통해 김건희 여사에게 고가의 명품 가방과 다이아몬드 목걸이 등 금품을 전달하고, 이를 위해 교단 자금을 횡령한 혐의도 받고 있다.

반면 한 총재 측은 모든 범죄 행위가 윤 전 본부장의 개인적 야심에 의한 독단적 일탈이라는 입장이다.

변호인은 윤 전 본부장이 자신의 범행을 은폐하기 위해 허위 진술을 하고 있다며 증언의 신빙성을 깎아내리는 데 주력했다. 이날 재판 내내 한 총재는 별다른 발언 없이 바닥이나 허공을 응시하는 침묵을 지켰다.



고성표([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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